길위에서 도닦기

아스팔트에서 다이빙 하고 전봇대에 들러붙는 사람...

참 나 2004. 8. 23. 16:10

위 제목은 과장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고압스트레스 사회임을 보여주는 작은 예를 소개하려 한다.

 

실화 1: 아스팔트에서 다이빙 하는 사람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이미 시간은 촉박하다. 뛰어 건넌다... 신호등은 꺼진다.

이 때, 저 만치에서 택시 한 대가 횡단보도에 접근, 진행한다.  나는 그 차 보다 앞서서 건너편 보도 위로 가려고 한다.  차와 사람이 부딪치려는 순간, 나는 건너편 보도 위로 다이빙 하듯 튀어 오르며 고꾸라 진다. 다친 곳은

없지만 옷은 흙먼지로 엉망이다. 차에 부딪쳐 병원에 실려가지 않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벌인 짓이다.

 

실화 2: 전봇대에 들러붙는 사람

길을 걷다 보면 사람끼리 마주치고 부딪치는 경우는 비일비재 하다.

어느 날, 모퉁이를 걸어 돌아가려 하는 데 맞은 편에서 오던 젊은이가 하필이면 담벼락 쪽으로 피해주려는 듯

몸을 붙인다.  그 쪽에는 전봇대가 있었는데 공간이 좁아지면서 그 젊은이는 최대한 비켜준다는 것이 전봇대에

들러붙는 형상이 되고 말았다.  그것도 바~싹,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달라 붙는다. 

평상시에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기이한 모습...이다.

 

실화 1은 같이 일하던 젊은 직원이 연출한 실제상황이고, 실화 2는 필자가 직접 겪었던 상황이다. 다 들 다급하기만 하다. 사람들 끼리 부딪치려 하면 잽싸게 먼저 빠져 나가려고만 할 뿐, 잠시 기다리거나 비켜주는데 익숙하지

못하다. 

 

교차로에서 앞 차의 꼬리를 물고 진입하는 것도 똑 같다.

진입하는 순간에는 슬금슬금 앞 차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들어 선다. 또한 트럭이나 버스 뒤를 따라가면

시야가 차단되므로 신호등을 보지 못하고 진입하게 된다.  그러다 앞 차의 진행이 멈추고 나는 교차로 한 복판에 멈춰서면서 꼼짝달짝 못하게 된다.  본의 아니게 교차로에서 교통의 흐름을 차단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꼴이 되고 만다. 나의 사소한 부주의가 경우에 따라선 교통혼잡을 야기한다.  

 

사회가 점점 더 高壓 (high pressure)화 되어감을 느낀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공간은 갈수록 좁혀져 온다. 

운전을 할 때, 옆 차로에 조그만 틈이라도 생긴 듯 하면 바로 치고 들어오는 것을 본다. 사람, 물체들 사이의 틈을 조금이라도 그냥 놔두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변사방이 온통 고압이라는 뜻이다.

날이 갈수록 숨막히는 우리사회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