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야, 부부야 .

아내들이시어...

참 나 2006. 9. 4. 11:47

모기란 놈이 온 몸을 들쑤셔(?) 대는 바람에 뒤척이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 3시40분... 한 열 군데 이상 물렸나 본데, 넙적다리 쪽은 왕방울이 하나 생겼습니다.  에어로졸을 뿌리고 훈증기 까지 가동시킵니다.  물린 곳엔 나 만의 특효법, '熱처리' 를 하고 다시 눕습니다.  40여 분간...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는데, 마침 블로그에 쓸꺼리가 하나 잡혔습니다.     

 

지 지난 토요일 오후...


한 낮이 지나면서 부터 비가 흩뿌리던 날, 아침엔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 출근을 했더랬지요.  근데, 집으로 돌아가려니 한 십여분간은 족히 비를 맞게 생겼습니다. (비를 맞자, 뭐 어쩔 수 없네...)

 

막바지 더위 속... 땀과 비로 흠뻑 젖은 몸으로 아파트 현관문에 들어섰습니다.
눈이 둥그래진 대학생 작은 딸, 그리고 아내는 소파에 누워 있다가 황망히 일어납니다.

 

"휴, 자전거 타고 오느라 다 젖었다..."

 

나의 이 말 끝에 아내가 한 말씀 덧붙이는데,

"자전거는 왜 타고 다녀...? 걸어서 다니지..."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싶은 것이 그만 '찔끔'하게 만듭니다.

걸어서 15분 거리의 사무실이니... 땀에, 비에 흠뻑 젖은 가장의 몰골...'가족' 으로부터 위로의 한마디쯤은 들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뭐라고?  자전거는 왜 타고 다니느냐고?... )


찬 물을 끼얹는 아내의 어법을 좀 보십시요.

자기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뭔가 미안해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요.

 

그런데 불쑥 한다는 말이 그만 찬 물을 한 바가지 더 끼얹고 말았던 것입니다.

차라리 암 말도 안했다면 '0점' 이겠지만, 이경우엔 아예 마이너스(-) 점수인 것입니다. 

불 난 집에 부채질 하기... 똥 싸는 놈 주저 앉히기...ㅋ

 

세상의 아내들이여, 미안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