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운전문화 Upgrade- 이렇게 합시다.

참 나 2003. 12. 13. 11:29
우리사회 운전 문화의 천박함은 우리 민족의 급한 국민성을 탓하기 보다는 서구에서 들여온 자동차 문화의 일천함 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줄 서기도 처음에는 엉망이었는데 이제는 줄을 선다는 인식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는듯 하다.

30여년 전만 해도 운전을 한다고 하면 천하에 못할 짓으로 알았는데, 이제는 위험성 측면에서 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유감스러운 점이 많다.

우선 사람들은 모두가 사용하는 이 도로를 아주 더러운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비군복을 입으면 저질 인격으로 바뀌듯이 운전대를 잡고 길거리로 나서면 철부지 인격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남들이 다 하니까 내가 좀 비양심적인 행동을 한다 해도 하등의 부끄러울 것이 없다... 이 도로는 어차피 더러운 곳이다... 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a.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차창 밖으로 내던지고,
b. 가래침을 내 뱉고,
c. 아무한테나 손가락질, 욕지거리 해 대고,
d. 함부로 경음기를 빵빵 울리고 하는 것이다.

오염된 한강물도 오염원에 대한 단속강화와 수질개선 노력을 통하여 거의 1급수질로 정화했듯이, 오염된 길거리 운전문화도 중앙에서 주도하고 주변에서 호응하고 하면서 한 단계 Upgrade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숙주행의 모범을 보이는 선도집단의 출현도 기대해 볼 수 있고, 난폭운전에 대한 문화적 제재 (이런 운전자들은 상대를 안 해주는 사회적 공감대 필요, 마치 줄 안서는 사람이 아무 소리 못하고 부끄러워 하듯) 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동차 보험료를 지역별 손해율에 따라 차등화 한다는 것도 운전자들의 보험료 절약의식을 자극하여 사고율을 낮추게 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우리의 양심을 가리는 짙은선팅도 벗겨야 한다. 햇빛을 가리는 선팅은 그렇게 짙을 필요가 없다. 지금 대부분의 차량들이 한 짙은 선팅은 아무리 다가가서 보아도 운전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이처럼 두꺼운 가면을 뒤집어 쓴 채 비양심적인 짓을 하고는 얼굴을 숨기는 것이다.

이 나라 경찰은 왜 짙은 선팅을 단속하지 않는가. 국가가 법을 세우지 못한다면 사회는 아수라장이 된다. 짙은 선팅을 단속 하려면 선팅필름의 제조,판매및 부착에 대한 규격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시공/유통 업자들에게는 규격 제품만 취급할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