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지루함...삶이 지루할까요?

참 나 2005. 6. 13. 11:51

일간지에 신간서적 소개...'지루함 - 삶의 피할 수 없는 중력?' 문구가 눈길을 끕니다. '지루한 삶' 의 반대 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당연히 '재미있는 삶' 이겠지요. 

 

재미, 자극적인 것, 쾌락...등등은 한도 끝도 없는 욕망의 사닥다리 아니겠습니까? 

'재미' 란 평범하고 따분한 삶...그 일상적인 삶의 바탕 위에서 잠깐 잠깐 나타나는 오아시스 같은 것이겠지요.  '웃음' 도 마찬가지고요.  늘 웃으면 그것 또한 그리 대수로운 일이라 할 수 없겠지요. 웃음이나 지루함이나 기쁘고 슬픈일 느낌... 감정...은 쉽게 면역이 되어 무뎌지겠지요. 전과 같은 자극을 받으려면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겠지요. 그 끝자락은 아마 엽기나 변태, 마약중독, 인격파탄...과 맛닿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즐거움이라면 단연 먹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식가란  늘 맛없는 음식을 먹는 사람을 말한다'... '미식가의 패러독스' 라고나 할까요?  맛있는 음식을 유난히 밝히는 사람이라면 미식가 이겠지요?  맛에 대한 혓바닥 감각이 유별난 사람입니다. 맛에 대하여 아는 것도 많고 하니 까다롭습니다. 미식가의 아내는 음식 만드는 일이 고통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늘 먹는 음식의 99%는 아마 '맛있다' 는 소리 듣기는 글렀고, 맛 없는 음식이 될 겁니다.  

 

일상의 음식을 맛있게 잘 먹는 사람에 비한다면, 미식가는 불행한 것이 아닐까요?  남들은 '맛있다' 고 하는 음식도 "뭐, 별루야..."  진짜 맛있게 잘하는 집이 어디 있네... 어쩌구 하며 음식 타박도 하겠지요. 음식을 타박하면 누군들 쉽사리 음식을 먹어 보라고 하기 어렵겠지요.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잘 먹어준다면, 곧잘 갖다 줄 터이니 그것이 '먹을 복' 이라 하겠습니다. 

 

'늘 재미를 추구하는 삶은 필연적으로 지루함의 덫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재미를 추구하더라도 일상의 삶을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히 여긴다면, 그것은  삶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요,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일이며,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는 예수의 말씀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재미 있는 일...귀하고 가치있는 일...을 추구함이 나쁠 리가 있겠습니까?  거기에 집착만 않는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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