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졸라'라는 단어

참 나 2005. 6. 7. 15:50

'졸라' 또는 '존나' 라는 단어... 얘들은 뜻도 모르고 유행어처럼 그냥 쓴다지요? 

원래는 '좃나게' 라 하여 남자의 거시기를 들먹이며 '매우 힘들게, 심하게...' 라는 상스런 표현이었는데 불과 한 세대만에 그 뜻은 매몰된 채 쓰임새만 전해지게 되었나 봅니다. 

 

뜻도 모르고 쓰는 말이 어디 '졸라' 하나 뿐 이겠습니까?  

지금 세태는 이기주의, 양심불량, 몰염치, 교통무질서가 횡행합니다. 부끄러움이 있었던 시절...옆에서 누가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사람들은 '찔끔' 하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거나 뒤통수를 긁적이기도 했었지요.  지금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를 칩니다. '너나 잘해...' '니가 뭐 보태준 것 있냐... 는 식은 그래도 나은 편이고, 함부로 지적했다간 얻어 맞기도 합니다.  어느 할아버지가 길거리 빗질을 하다가 벤치에 앉아 있는 여학생보고 발을 좀 치우라고 하다가 실랑이가 붙으면서 또래 여학생들 한테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기사내용도 있습니다. 

 

'뜻도 모르고 남이 하니까 그냥 따라한다'  

이기주의, 패거리주의, 무질서...가 만연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正常' 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주위에서 보고 듣는 것이 곧 법이요 정의다...남 들 하는데로 하는 것이다...'  라며 가치관이 뒤집힙니다. '바른 것, 옳은 것이 무언지는 다 들 안다. 단지, 남들처럼 하는 것일 뿐이다...하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힘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양심에 호소' 하는 일 조차 힘들게 되었다...

 

이쯤되면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게 됩니다.  한 5년 전 인가요...충청도지역의 검사 두 분은 '더 이상 선과 악을 구분하기 힘들어서 검사직을 내 놓는다' 고 하는 일간지 기사가 났더군요. '잘못인 줄 알지만 하는 행동' 이 있고 '잘못인지 조차 모르고 하는 행동' 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죄의식이 전혀 없겠지요. 이런 사람들을 무조건 죄인으로 몰아 처벌하기란 쉽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과연 어느 쪽입니까...

 

사람들이 깽판을 치더라도 '제 정신' 은 갖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더랬습니다만, '졸라' 라는 단어와 부딪치면서 '아니, 어쩌면 사람들은 제정신 조차 없을 수도 있겠다' 는 쪽으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가치관이 뒤집힌 세상...뒤집힌 그것이 법이요 정의가 된 세상...어떻게 그런 세상이 올 수가 있을까요?  그런 세상에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네?... 지금 우리가 그런 세상을 살고 있지 않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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