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저 잠깐 들어가도 돼요...?

참 나 2005. 5. 27. 09:56

아빠가 주방 가스레인지 앞에서 커피 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늦게 일어난 큰 딸이 밥 솥에 밥을 뜨러 그릇을 들고 옆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 이내 아빠의 왼 팔꿈치를 슬그머니

밀치면서 좁은 공간 속으로 들어옵니다.

".....? "

 

앞 선 사람을 밀치거나 아주 가까이 접근하는 일은 오늘날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라든지 길거리,

공공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잣거리의 풍경 아니겠습니까. 

앞의 경우, 잠시 옆에 서서 낌새를 살핀다든지 아니면, '저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하고 양해의 말을 건넨다던지

하는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사람을, 그것도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는...)  

 

불문곡직 앞 사람을 밀치거나, 너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뭔가 잘못한 데 대한 문책성 행동이 아니라면, 무례한

행동 이지요?  하여, 심기가 상하고 화가 날 겁니다. 자칫 싸움이라도 날 법한 상황이다,  

 

앞의 경우, 큰 딸이 장차 결혼생활을 할 때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한 마디 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십 여분 지났을까...밥을 다 먹고 신문을 펼치고 있는 딸 애의 손을 잡으며 주방 가스레인지 앞으로 데리고 가서 조용히

얘기했습니다. 

"아까 ...이런 일이 있었지...?"

" ....예..."

 

"그럴 땐 옆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아빠가 금방 끝나지 않을 것 같으면 '저 잠깐 들어가도 되요?'  말하고 들어 오던지

해야 된다... 사람이 있는데 그렇게 밀치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 ...예...."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이었습니다. 

누구나 잠자리에서 막 일어나면 몽롱하겠지요.  일(사건)이란게 늘 그렇듯이 어느 한 쪽의 균형이 깨졌을 때 생깁니다. 

사람이 언제나 맑은정신으로 사는 건 아니다,  그래서 실수는 용서도 해 줘야 하고, 나 또한 용서를 구하며 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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