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나와 남이 둘이 아니다

참 나 2005. 6. 4. 12:34

일본 해경에 붙잡혀 갈 뻔한 어부들이 TV화면에 나왔다. 음...이젠 낡은 배가 아니라 현대식 좋은 배로 고기를 잡는구나... 그런데 일본 해경이 화이바, 몽둥이로 사정없이 구타했다고 해서 초라하고 꾀죄죄한 어부들의 얼굴을 떠올렸으나 우리 어부들의 모습은 의연해 보였다.  어두운 곳에서 도둑질이나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엿한 우리 이웃으로 보였다. 

 

불과 얼마 전, 중국 어선이 서해 어장에서 꽃게를 싹 쓸이 해간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저런 놈들은 붙잡아다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흠씬 두들겨 패야 마땅한 것' 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우리어선이 바로 그 짝이 난 것 아닌가.  더구나 법적절차도 없이 현장에서 일본 해경한테 두들겨 맞기에는 너무나 으젓해 보이는 우리 어부들의 얼굴이었다. (아니, 일제 식민지시절엔 일본 놈들이 우리 조상들을 그렇게 잘 때리고 위협하고 했다더니...)

 

아무리 '불법어로' 라고 해도 중국어부라 해서 함부로 두들겨 팰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어부들 한테 키워야 할 자식이 있고, 부모가 있으며 그들도 다 같은 이웃과 사회가 있고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국민이라면, 중국어부들 또한 마찬가지 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잘했건 못했건 우리 편이 당하면 벌떼처럼 덤벼드는 작자들을 '패거리' 라고 합니다. 어찌 우리민족이 한낱 '패거리족' 으로 전락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3D업종에 종사하는 동남아 제3국인들이 많습니다만, 그들을 우리 이웃이 아닌 무슨 '이물질' 처럼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무슨 무슨 모임에서 능력이 좀 떨어지거나 사람이 왜소해 보인다고 해서 '인간이하' 의 시선을 보내곤 하지는 않나요?  

 

굳이 '홍익인간' 이니 '인류애' 같은 개념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지사지' 하여 나한테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으면 상대방도 다 똑같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 중요하단 생각을 하였습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다...불교에서도 흔히 하는 말이지요?  남을 비하하거나 공연히 미워하는 것은 '나쁜 버릇' 이라고 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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