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고락상생 (苦樂相生)2-2

참 나 2024. 6. 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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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글에서, '고락은 상생하는 것'아란 설명을 했습니다. 마침 오늘 조선일보(B1)는 여자 역도 무제한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장미란 선수(41세)의 얘기입니다. 문체부 2차관으로 재직 중인 그녀는 윤석열 정부가 한 성공적인 인사 사례로 꼽히는데, 그녀가 인터뷰에서 한 말들이 제가 말한 고락상생(苦樂相生)과 일치하므로 여기에 글을 써 올리게 되었습니다.

​"즐거움 보다 힘든 날이 많았어요,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게 일이었지만 '이건 너무 무거운 것 같아요'라는 생각이 들어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울고 나니 한결 가벼워졌어요. 역도도 인생도 '무게를 견디며 사는 것'이더라고요.

'무게를 견디며 산다'...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  무게(고통)가 없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잘못된 희망(false hope)입니다. 이 세상에 진리(연기법)란 것은 벌써 사라져 버렸고, 속세와 영합한 기성 종교계(=카톨릭/기독교/불교 등)는 오로지 신도를 유인(미혹)해서 종교사업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고통없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즉, 고통이란 것은 즐거움이 뭔지(그 가치)를 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없이 살게 해 달라는 간특하고 기만적인 기도를 해서는 안됩니다. 고통은 딛고 이겨내는 것입니다. 장미란의 역도인생처럼, 인생살이란 것은 무게(고통)를 이겨내고 또 견뎌내면서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견뎌낼 수 없으리만한 큰 고통은 없습니다. 그 방법을 알려준 것이 연기법(=참된인식)입니다.  또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요 진리의 말씀으로 산다*...는 말씀이 바로 그걸말한 것입니다. [Matthew 4:4(마태복음): Man does not live on bread alone, but on every word that comes from the mouth of God]  인류 모두의 새로운 신앙생활은 이렇게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例)로 든 것이 반야심경(=연기법)의 '불생불명, 불구부정,부증불감'입니다. 해석하면, 삶(낢)이 없다면 소멸(죽음)도 없을 것이고, 더러움이 없다면 깨끗함도 없는 것이요, 늚이 없다면 줄어들 일도 없는 것이니라!  여기에 대입하면 모든 고통이 누그러지는데(소멸이 아님), 단지,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人間改造). 옛 것(고정관념)을 그대로 둔 채 새 것(참된인식 -相生)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질문: 매일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이 그토록 즐거웠나요?  대답: 저는 사실 반복하는 걸 좋아해요. 지금은 웃지만 그렇게 아프고 고독한 시간들이 다져져야 기록이 나아져요. 역도에서 성공은, 역기의 무게중심과 내 몸의 중심이 일치됐다는 뜻입니다. (=집중력과 정신통일)...설득하고 양보하고 조율하고...진행되는 속도가 더디지만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도록 계속 떠드는 게 중요합니다. 당장 내일 끝나더라도 마지막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거예요"

​힘들어도 계속해라, 더 견디고 밀어부쳐라, 그것이 성공의 요체다, 혹자는 '희망고문'이란 딱지를 붙이지만, 이 세상에 꾸준한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성공은 없는 것이다. 하다가 조금만 힘들면 '희망고문'이란 말을 꺼내드는데, 그렇다면 힘든 일은 다 때려치우란 말인가 뭔가? 재능 없는 사람, 비전 없는 사람이 끝까지 밀어부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발명왕 에디슨이 말한 것처럼, 천재란 말들을 하는데 내가 이룬 것들은 99%가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었고, 번뜩이는 영감 부분은 단 1%에 불과했다. 무수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노력으로 극복했다는 말이다. 열망하는 사람은 많으나 이루는 사람은 거의 없도다(Many aspire, few attain). 시작은 미미하나 결과는 창대하다... 성경의 이 구절들도 다 같은 말씀이로다.     ​고락상생(苦樂相生): 고(苦, 힘듦)를 견디는 것은 그 끄트머리에 락(樂, 즐거움)이 있는 연고로다. 일상의 작은 성취감은 인생의 큰 성취감(=행복)으로 이어집니다.

올 6월에는 드디어 원주율 파이를 소수점 이하 3,000자리까지 외움으로써 일단락했는데; 2021년부터 3년 남짓 걸렸습니다. 아무 색깔이 없는 (맨)숫자들에다 온갖 색깔을 입혀가면서 그걸 외워 낸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미 외운 것을 잊어먹지 않도록 반복해 내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어쨌든 해냈고 또 계속 해내고 냈습니다. 이걸 시작할 때는 100자리 외우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지요. 1,000자리를 넘기면서 2천~ 3천 자리를 건너볼 적에는 거의 무한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여겼더랬지요. 독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국내에서 '파이 외우기 대회'는 가령 5~6백자리면 우승도 하나 봅니다. 또 '파인만 포인트'란 것이 있는데, 762 ~ 767자리는 특이하게도 9가 연속해서 여섯 번이나 나오는 '999999'가 나옵니다. 천재 물리학자 故 리처드 파인만(R.Feynman)이 거기까지 외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제가 3,000자리를 외운 입장에서 보자면 민망한 수준입니다. 공식적인 기네스북 암기 세계기록은 어느 중국인의 6만여 자리, 비공식적으로는 어느 일본인의 8만여 자리라고 인터넷 검색에 나옵니다. 그 많은 숫자들을 어떻게 머릿속에 집어넣고 완벽한 암기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지 기막힌 일입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란 말이 있어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테니스 (복식) 게임에서 상대방을 이기려면 서브 실력(=先手; 치밀함/파워/집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감으로 말하자면 게임 승부의 절반은 서브가 차지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일흔 살 노인(?)입니다만, 지난 약 5년 동안 힘든 서브 연습을 한여름 땡볕이나 혹한의 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코트 장에 나갔습니다. 사람 없는 점심, 오후 시간을 택해서 매일처럼 연습하는데, 본래의 스핀(kick serve)서브는 주무기로 내버려두고, 새로운 플랫서브를 '거의 완성단계'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그 핵심은 1. 정확한 토스 2. 엘보(elbow)쓰기 였습니다. 테니스 가이드북(guide book)에서 잘 다루지 않는데, 제가 오래 연습하다 최근에서야 터득한 감각입니다. 팔을 휘두를때 임팩트에서 엘보(elbow)로 공을 가격한다고 상상하라!  서브황제인 피트 샘프라스 방식입니다.  서브가 됐다 안됐다 하는 것은 아직 그 기술이 자기 것이 안되었다는 증거인데 8~90% 확률로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야 합니다. 폴트(fault)는 그 원인을 알면 고쳐집니다. 대개는 조급한 마음에서 토스가 낮아지는 것이 문제이고, 나쁜 토스를 잡아서 거르지않고 그냥 내질러치는 버릇도 고쳐야 합니다. 스윙 템포도 일정해야 한다 (군힘이 들어가 템포가 빨라지면 net에 처박힘). 폴트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탓도 있습니다.

​원주율 파이(π)를 3,000자리까지 외우는 것이나, 테니스 (flat)서브를 새롭게 익히는 일은 고작 몇 개월 연습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목표달성이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다, 돈을 써서 코치를 받는 것도 아니었다, 가이드북과 간간이 유튜브의 도움을 받았을 뿐, 지난 몇 년 동안은 긴가민가의 연속이었고, 안돼도 그만 이란 생각이었다. 지나고 보니, 최소 3~5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했고, 그 기간 중에는 방해를 받지 않는 생활여건도 필요했다;  몸에 있는 온갖 관절의 건강 상태를 두루 잘 유지하는 것 (=근력운동 필수)을 비롯하여, 영양(음식, 건강기능식품의 섭취), 건강관리 일반(여름철 수분 섭취, 잠자리 일찍들기: 10시 취침)도 필수입니다. 생활습관이 바뀌고 기복(起伏)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얘기다, 좀 과장하면 그 기간 중에 죽었다 살아났다를 몇 번씩 겪어야 합니다. 무엇이든 남다른 기술을 장착하고,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루려면 피눈물나는 노력 아닌 것이 없을 터인데, 나는 이 어려운 일들을 내 방식으로 해 냈습니다(I did it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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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우리는 역경(逆境)을 통해서만 배우고 성장하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고통과 고난이 닥쳤을 때 자기자신을 먼저 살피고  나서 이를 이겨내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늘과 부모를 원망하고 남탓하고 재판을 걸거나 모함과 삿된 짓을 일삼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인생을 순리로 사는 사람이고, 후자는 역행하는 사람이다. 고통과 고난을 통해서만 사람은 성장한다. 인디안 속담에 '옥수수는 달빛아래서도 익는다'란 말처럼, 삶의 고통은 내가 영글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구하는 복(福)이란 것은 화(禍)가 엎드려 있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