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연기법(緣起法)은 정확히 이것이다

참 나 2023. 8. 26. 19:23

*  *  *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오른 글을 보니, 석가모니 깨달음의 정수인 '연기법(緣起法)'을 가당찮게 설명해 놓았더라. 뭣이라? 앞의 것이 원인이 되어 뒤의 것이 생겨난다 고라? 이것이 원인이 되어 저것이 생겨난다 고라? 아니, 고작 이런 유치한 얘기를 하자고 석가모니가 목숨을 걸고 깨달음을 구했더란 말인가?

​어린애들이 들어도 싱거울 듯한 이런 얘기를 놓고 어떻게 '인류 최고의 지혜'라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비단 위키피디아뿐만 아니라, 대한불교 조계종의 웹사이트에도 그런 식의 연기법 설명이 올라와 있다. 인터넷 검색을 보면 대동소이한 얘기들뿐이다. 하여, 세상에 연기법(진리)은 진즉에 사라지고 없으니,우리 인류는 오래전부터 '연기법' 없는 세상을 살고있는도다!

​기독교에서도 예수님이 깨달은 내용을 전혀 전하지 못하고 있으니, 동서고금에 진리는 한 톨도 존재하지 않는다, 진리가 없는 인면수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석가모니, 예수를 위시하여 백여 년 전의 증산에 이르기까지, 그 성현들의 짧았던 삶(설법)과 함께 진리도 사라진 것이다. 진리가 없더라도 세상은 돌아간다, 그러나, 사람들의 분노와 원한은 쌓여만 가는즉, 이제는 바야흐로 해원상생의 개벽을 해야 함이로다.

그렇다면 진리가 펼쳐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신인합일(神人合一), 후천 선경(後天仙境)이로다, 이제 대한민국에 이 기운이 내려왔으니 후천 5만년의 새 기틀이 잡혀 나가는도다 (증산의 三界公事).

​'반야심경'에서는 연기법을 설명하면서 세 가지 예를 들었습니다. 즉, '시제법공상'(=諸法이 空 하다고 하는 例)이라 하여, 부증불감, 불구부정, 불생불멸의 예를 들었다, 이 중에서 '불구부정'을 잡아 설명하겠습니다.

【직역】더러운 것이 없다면 깨끗한 것도 없다(諸法無我,제법무아)

【의역】더러운 것을 '싫다'고 하지 아니하면 깨끗한 것 역시 '좋다'고 하지 아니하리라(諸行無常,제행무상)

여기에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이지 말아야 하는 것이, 문장이 어수선해질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읽고 쉽사리 고개를 끄덕이기 어려울 터이니, 열 번, 백 번이라도 반복해서 읽는다면 그 깊은 뜻을 파악하게 될 겁니다. 위의 '직역', 즉 '더러운 것이 없다면 깨끗한 것도 없다'란 말은 너무 거친 표현이라서 납득하기 어렵다, '실체가 없다'란 식으로 자칫 잘못 받아들여지면 "거 무슨 개소리냐"란 반발이 생기게 됩니다.

실체가 있다, 없다... 그 얘기를 한 것이 아니다, 석가모니의 연기법은, 그 실체에 붙어있는 가치 부분을 떼어내서 말한 것입니다. 즉, 실체를 대하는 내 마음(=가치판단,色)을 말했던 것입니다. 실체(대상)는 여여하다; 존재하는 대상은 객관적인 것이요, 시비대상이 아니므로 있다, 없다 란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럼 뭐냐? 그 대상을 대하는 내 마음(=心,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놓고 얘기하는 것이 바로 석가모니 부처의 '연기법'이다,

반야심경 후반부에 이어지는 무엇무엇이 없다, 생로병사 따위가 모조리 다 없다 라는 부분도 이렇게 해석(=그것들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의 문제!) 해야만 글귀가 통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만물을 대할 때, 우리는 그 실체를 '있는 그대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가치로서 상대한다, 대상/사물이 크다,작다 가 아닌, (커서)좋다, (작아서)싫다...이런 식으로 받아들인다, 이는 세 살 이후 세상살이 학습의 결과이므로 누구라도 자유롭지 못한 속세의 올가미(=고정관념, 선입견)로다, 특정 대상을 보는 순간 '뭐는 뭐다'라는 가치판단이 (이미)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기법'은 다르다, 그 물건/대상에 붙어있는 그 가치는 반드시 그 반대 것(의 가치)과의 '상보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깨달아라! 그것이 '연기법'이다, 따라서, 어떤 한 가치(좋거나 나쁜)를 인식하려면 그 기준(=準據)이 되는 '반대 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하니, 세상의 온갖 반대 가치를 대할 때 '쓸데없는 것, 치워버려라, 꼴도 보기 싫다'라는 생각이 얼마나 사특한 것인가? 이제, 반대 가치에 대한 올바른 자리매김(평가)이 필요하다, 여기까지 와야 비로소 '연기법'을 說하는 의의(意義), 진리로서의 의의(意義)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하여,

'상반된 것은 상보적인 것이다' (=Contradictory is complementary)

'앞의 것이 있어서 뒤의 것이 있다'라는 식의 허접한 얘기가 아닌 것이다; 상반된 것(반대 가치=乙)의 올바른 평가를 얘기해야 한다, 이것이 인류 최고의 지혜요 모든 종교에 공통된 핵심 사상; 예수, 석가, 증산이 한결같이 말씀한 연기법(=자비, 사랑, 상생의 落處)이로다.

------------------------ ----------------------------

p.s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진리(깨달음)의 글이 나왔다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상서(祥瑞)로운 일이다, 연기(緣起)란 무엇을 대상으로 한 말씀인가? 그것은 물질(객관적실체)의 연기가 아니라, 그 물질에 붙어있는 가치의 연기 이며, 가치란 것은 고정관념,선입견,편견을 말합니다. 우리가 대하는 세상만물(제행,제법)의 모든 가치는 그 반대가치와 정확히 연기(상보 또는 연동)하고 있다, 이 때 '가치'란 것은 우리가 인식(오온:색수상행식)하는 좋다 나쁘다, 크다 작다, 높다 낮다, 더럽다 깨끗하다, 잘났다 못났다, 밝다 어둡다 등의 모든 것(=제법, 제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