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사악한 지식인' 책을 다시 읽고

참 나 2023. 6. 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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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손주 둘(올해 9살, 7살)을 케어하는 일에서 해방되었고, 이후 마음만 부글부글했던 테니스를

작심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매일 6시에 일어나서 대충 차려먹고 설겆이도 하고, 근력운동을 간단히

합니다. 7시경 테니스장에 나가서 10시 반 또는 11시까지 두 세 게임을 하고 난타(스트로크, 발리)연습을

더 합니다. 마침 젊은 연습상대가 생겨서, 활력넘치는 연습을 합니다. 매일매일 흠뻑 땀을 흘리면서

일흔 살의 몸, 마음이 리셋되고 있습니다. 회춘(回春)인 것입니다. 천국이 아닌가란 느낌이 들 정도(ㅋ).

 

작년 9월 하순부터는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정넘겨 취침하던 것이 10시 반으로 당겨지고 아침 6시 이전에 일어나게 되었다,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으로 바뀐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닙니다. 전에부터 마음만 있었는데 비로소 된겁니다.

재작년 초에 깨달음을 얻었다, 대운이 왔다 라고 했는데, 일상생활에서 큰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아침운동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은 당연히 새로운 얼굴들입니다. '유튜브'에서는 대운이 오게되면 만나는

사람들이 바뀐다 라고 말하던데 과연 그렇더라, 그리고도 예닐곱 가지가 다 그대로였습니다. 각설하고,

 

'사악한 지식인', 문이당 1997년 발행, 김주연(1941년생, 저와 띠동갑. 기독교인, 숙대교수, 문학평론가),

한국경제 신문(1997.4.25)에 서평이 났던 이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먼저, 관심사항인 종교부분에서 제기한 내용과 관련하여 저자는 말하기를,

- 대체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제 마음 하나도 마음대로 못하니, 초월자나 절대자에 의지하는 것이다

- 종교가 전하는 아무리 좋은 덕목(말씀)들이라 해도 실존의 한계 때문에 제대로 실천하기는 힘들다,

- 그러나 자기변신을 꾀할 수는 있다(=자기를 거듭거듭 쇄신하는 데에 있다)

- 종교가 세속화되었다고 비난하나, 따지고보면 세상 일들이란게 세속적 아닌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 기독교와 유사종교가, 이단(異端)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 문제는, 삼위일체에

대한 믿음, 사도신경과 같은 신앙고백, 주기도문 같은 기도의 자세를 보면 알 수 있다 라고 했습니다.

 

제가 '깨달음을 얻었다'라고 하였는데, 이제는 이렇게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쉽사리)가르쳐줘야

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82세인 저자 김주연씨도 이 글을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의 기독교와 가톨릭은 '세속화'하였으니 모두 이단(異端)입니다. 그럼 정통은 뭔가?

영지주의(Gnostic Gospels)다. 그들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즉,

그 믿음으로서 내가 얼마나 새로워 질 수 있는가? 과거의 나를 죽여없애고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

모든 종교,가르침,도덕의 지향점은 다 같다. 즉, '내가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자아: 고정관념,편견,가치관)를 리셋(reset)하고 포맷(format)해야 합니다.

즉, 한 알의 밀 알이 썩어서 새 싹이 나와야 한다, 만약 그 밀알이 썩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아무런 일도

없다. 이러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은 대학(大學)에도 나옵니다. '대학지도재신민'(大學之道在新民:

대학 가르침은 '사람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종교,도(道),유교가 모두 같은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과연, 나(=자아)를 죽일 수 있는가?

그 무시무시한 얘기를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따라서, 이 대목은 대중성이 전혀 없으므로, 바야흐로 '이단'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속세에서의 확장성

(=교세확장)을 도모하는데 성공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날의 기독교(개신교), 가톨릭(천주교)입니다.

 

이 얘기는 이 블로그에 2023.3.6일자 글을 비롯하여 여러차례 올려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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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도문(道門)에서 우스개처럼 '하빠리 도통(=초보 깨달음)이란 말을 하는데, 세상 일은 다 층차가 있고,

계제가 있는 법입니다. 아래층에서 100층 꼭대기 까지, 마천루를 한꺼번에 뛰어올라갈 수는 없다,

계단을 밟아서 한 층 두 층 올라가듯 해야 합니다. 올라가다가 여의치 않으면 그만두고 내려옵니다.

도, 종교를 대하는 세상 사람들의 모습이 매양 그러하다, 끝을 봐라? 그것은 무리한 얘기입니다.

내가 나를 새롭게 한다, 다시 태어난다, 세상을 대하는 가치관을 바꾼다...이게 어디 보통일 입니까?

99%의 사람들(도반이라 해도)한테는 그저 도(道)의 맛을 보는 데 그치는 정도다,

자세히 알려준다 한들 알아듣지도 못합니다. 나아가, 사람들의 고정관념,선입견,가치관을 바꿔서

인간을 개조한다고라? 그것은 있기 어려운 일임을 확인(確認)합니다.

 

이단이니까 집어치우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기독교와 천주교가 '이단' 일지언정, 있는 것이 없는 것

보다는 낫다. 다만, 과학이 발달한 이즈음의 시대정신은 다른 종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창발성'(emergence, 집단무의식)을 중심으로 한 현대종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석가모니, 예수, 증산이 말씀했던 것들은 제가 고스란히 다 받아냈고, 소화해냈습니다. 그러한즉,

이제는 성현들의 말씀과 더불어 세상에 나와야 할, 더 이상의 진리란 것은 존재하지 아니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