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우리는 실제와 환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참 나 2023. 2. 17. 19:30

1.

사람의 뇌(세포)는 컴퓨터 (메모리)에 비교할 수 있다.

 

a. 뇌(腦)는 암껏도 없는 텅 빈 상태가 아니라,

b. 온갖 기억들로 꽉차있고, 기억된 정보들 간에도 자기들끼리 서로 연결되어서, 사물/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처작용을 일으키고, 무언가 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내가 시키지 않았어도 말이다.

 

이렇게 꽉차있는 나의 온갖 잡다한 기억들은 앱(어플, application program)과 같다. 곧, 선입견과 편견이다.

그런데, 석가(釋迦), 노자(老子)는 뭐라고 했나? 이 어플들을 '다 없애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입견, 편견을 없애야 (삶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홍익학당에서 가르치는 "(난)몰라"라는 방편도 그것이다.

 

선입견과 편견이 노력한다고 해서 없어질 수가 있는 것일까?

선입견, 편견은 컴퓨터 어플처럼 긴요하고도 유용한 것이다. 긴급상황에서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게 어플이다,

성인들은 도(道)를 말씀하면서 불가능에 가까운 주문, 즉 어플 삭제를 말한 것이었으니, 이게 도대체 뭔 말인가?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라, 즉 닦아내라, 닦아라, 뭘 하란 말인가?

 

선입견과 편견은 두뇌에 설치된 그 어플들을 마치 거울에 낀 때 또는 먼지처럼 보는 것이다. 하여, 그것들을

'닦아내라' 그리하여, 청정무구를 찾으란 것인데, 이를 마치 착하게 살라는 말인양 (오해하여) 멋있게 들을 수도

있으나, 사실은 무서운 말이다. 청정무구란 착하지도 악하지도 아니한 것이며, 그걸 다 냅두고 '속세의 방식'과는

일절 상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우리가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으므로, 깨닫고(=청정무구)나서는 속세와 어울려 살아가야 합니다.

 

두뇌에 저장된 어플들을 삭제시킨다고 생각하면, 속세에서의 죽음을 맛봐야만 하는 것이다. 즉, 암껏도 모르는

세 살 배기(=삼척동자) 어린애 같은 상태가 되는 것이니 '알아채는 능력(awareness)'만 남을 것이로다.

그래도 도(道)를 닦겠다고 할래? 도문 앞에서 도망가고, 어렵사리 닦다가도 그만 두는 것이 이런 이유다.

 

2.

사고가 나서 팔이나 다리가 절단되어 '없는' 사람이 궂은 날씨가 되면 그 없는 팔, 다리가 '아프다'라고 합니다.

없는 팔, 다리가 도대체 어떻게 아플 수가 있다는 것일까? 이건 뭘 의미하는가?

우리 뇌에는 팔, 다리의 '기억-어플'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자꾸 그릇된(과거 기억,습관)정보를

내보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피부에 외부자극으로 인하여 가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알지만, 보다 더 진실은

두뇌(선입견,편견,기억) 어플이 '가렵다' 내지는 '지금 가려워해야 해(!)' 라고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가려운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렵다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우리가 세상 사물과 현상을 (절대로)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라고 하는 이유인 것이다. 우리는 眼,耳,鼻,舌,身,意 (6根, 센서)를 통하여 세상과 접하고 있으나,

그것들은 하나의 도구요, 연장에 불과하다; 실제적인 일은 두뇌에서 하고 있다. 즉, '네가 지금 보고 듣고 만지는

그것들은 바로 이런 것' 이라고 '해석'을 해 주어야 비로소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다. 두뇌는 인체혈액 속

산소를 20%나 소비한다. 이처럼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려면 두뇌와 중추신경이 있어야 하는데, 소위 귀신이란

허상은 그런게 암껏도 없기 때문에, 나한테 위해를 가하는 행동은 고사하고 존재자체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 어제(2.16일 자) 조선일보 칼럼:

절단환자 50~80%가 사라진 손, 발이 아프다라고 한다. 이른바 '환상통'이란 것인데, 이 환상통은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좀 걸리지만 '저절로 완화된다'라고 한다. - 생리학 박사 나홍식의 몸이야기 -

 

우리 몸은 두뇌에 저장된 선입견, 편견으로 움직인다. 이 메카니즘은 필요에 의한 것인즉, 외부자극이 몸에

닿기도 전에 뇌가 미리 반응하는 이유다.  긴급상황에 대처하려면, 즉 (잘)살아남기 위해서는, 두뇌는 위험이

몸에 닿기도 전에, 뇌에서 먼저 대피명령을 내린다.  뜨겁고, 차갑고, 부딪치는 모든 것에 대한 인체반응이 다

그러하다; 우리는 무엇이 실제로 있고 없는 것 보다도, 두뇌가 있다, 없다 라고 지시하는 것을 따르는 것이다. 

 

귀신 현상, 하나님 현상이 다 그러하다!

실제로 귀신이 나타나서 도망을 간 것이 아니라, 위험스런 상황이니까 두뇌(頭腦)는 태고이래로 제일 공포스러운

귀신 이미지를 만들어서 그곳으로부터 재빨리 빠져나가게끔 만들어서 생존을 도모했던 것이다.

어둡고 으슥한 곳, 숲 속 외진 길, 혼자서 가는 길, 위험스런 곳에는 호랑이나 맹수, 강도, 적(敵), 나한테 원한을

품은 사람 등이 숨어있다가 나를 공격할 수 있을 터이다;  이는 비상상황이므로 모든 이성적인 생각을 다 꺼버리고,

오로지 도망치는 것만이 최선이다 하여; 진짜로 귀신이다 라고 느낄수록 도피행동은 신속하였을 터이다, 

이 때, 몸은 패닉(panic) 상태에 빠진다, 내 몸이 말을 듣지 않으므로 (내가 마치)미쳐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것이 평상시에 나타나는 것이 공황장애(panic disorder)이다. 

 

한밤중에 자다가 꿈속에 나타나는 귀신(=저승사자) 현상도 마찬가지다. 팔 다리가 눌리던가, 양 다리를 포개고

자던가, 이불 밖으로 손,발이 나와 춥던가 하여 사지가 비상사태에 놓이면, 두뇌는 귀신현상 (방문 열림, 커튼

흔들림, 저승사자가 내 몸 위에 올라탐 등)을 꿈 속에서 만들어낸다. 이것이 '가위 눌림' 이라는 현상인데, 이 때

소스라치게 놀라 깨면서 불편하고 위태로워진 자신의 팔, 다리 등을 돌보게 만드니, 이는 두뇌의 생존어플이로다.

 

실제로는 없지만 있다 라고 믿는 것은 귀신이나 하나님이나 다 마찬가지로 환상(幻想)인 것이다.

우리 두뇌는 생존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  따라서, 우리는 실제와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며 그것이

실제가 아니라고 증명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두뇌에 설치된 어플을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