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2

화두, 선문답(禪問答)은 이렇게 풀어야 한다

참 나 2020. 12. 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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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막대기」  

 

선방의 화두(話頭)로 대표적인 것인 데, 이 말이 무슨 말인고 하니...

 

   똥,

막대기

       

 

이 두 가지를 대할 때, 너희들 (중생/수행자) 머릿 속에는 '더럽다, 냄새난다' 라는 부정적 선입견이 따라붙어

있을 터이다,  그 사실을 인정한 연후에, 그 '나쁜 선입견'을 떼어내고, 다시금 「똥막대기」를 대하라.

 

똥막대기 그 자체는 죄가 없다;  그것이 비록 더럽고 냄새나서 매력은 없으나, 세상에 없어야 할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한 역할을 한 것이고, 이제는 처분 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니 좋게 버려주면 될 터이다. 

세상에 '나쁜 냄새', 그리고 '쓸모없는 것'이 있음으로 인해서,

'좋은 냄새(향기)', 그리고 '쓸모있는 것'이 그 빛을 얻고 있음을 깨달아라!

 

만물만상(諸行, 諸法)에 붙어있는, 선입견(=色, 가치판단)을 분리해 내는(=道, 마음을 '닦는') 훈련이다. 

그게 가능하면 「산은 산, 물은 물」이란 오도송을 읊을 수 있으리라.  『개유불성(皆有佛性)』의 낙처이다. 

 

'개유불성'을 풀이하면서, '똥막대기에도 부처가 깃들어 있다' 라고 해 봤자, 아무런 메시지도 없다,

즉, '대상(사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판단을 통하여 뭘 알자는 것이 아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 보고,

첨단 과학장비로 분석을 한 들, 거기서 깨달음이나 지혜를 구하는 일은 불가능이다,

그런 식의 접근방법은, 과학지식을 좀 접해 본 '불자'들이 저지르는 오류이며, 삼천포로 빠진 것이다,

 

그럼 뭐란 말인가?

대상을 대할 때, 내 마음 (선입견, 가치판단)에서의 흔들림을 말하는 것이다,

만물만상을 대할 때, 마음의 흔들림이 있냐 없냐?   a. 황금덩어리를 볼 때 '소가 닭 보듯이' 할 수 있다면,

b. '똥막대기'를 볼 때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다면...된 것이다.  수행 끝, 해탈이다.  

그렇지 않고 마음의 일렁임이 있다면, 그것은 여전히 만물만상(똥막대기 포함)에는 그만한 힘이 있다 라는

얘기인 것이다, 물질적 자극에 마음이 흔들린다...라는 뜻이다, 

수행자는 마땅히 그것(선입견, 取捨心)을 떼어내 볼 줄 알아야 한다,  마음 닦는 수행(법) 입니다.  

일상에서 '좋다, 나쁘다'라고 여기는 모든 일(諸法, 諸行)에 이것을 적용하라는 것입니다.   

 

도무지 뭔 소린지 모를, 그러나 깨달음을 얻는 (필수)과정으로 여겨지는 '화두(話頭)'란,

별 다른 것이 아니라, 만물만상에 들러붙어 있는 가치관념들 (=현상, 사물에 대한 편견/선입견/고정관념)을,

그 실체(實體)로 부터 분리해 내는(떼어내는) '의식훈련'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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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깨달음의 경지'를 말한 것일 뿐, 일상생활을 이런 식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마치,

'침묵(묵언)하는 게 좋다' 라고 해서, '나는 이제부터 말하지 않고 살아갈테다' 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듯이...   

 '깨달았다' 하더라도 속에 담은 채 그냥 지내는 것이다, 더 이상 '삶이 고통' 이란 말은 하지 않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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