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TV채널을 돌리면서

참 나 2019. 4. 27. 12:45

오늘도 TV화면에는  이런저런 사연의 사람들이 출연해서 자신들의 희로애락 경험, 감정을 풀어놓습니다.

진행 아나운서가 스토리를 유도하고 연출해 내는 데, 그런 것들은 TV시청자들이 그만큼 즐겨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비록 남의 일이라 해도, 함께 생각하고 같이 느끼려고 합니다.  TV드라마 시청도 마찬가지다, 

영화,연극,노래 등의 대중공연(예술)과 문화활동은 서로 서로 '같은 감정과 추억을 즐기자' 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本人)는 세상에 아무리 인기가 있는 'TV드라마' 일지언정 그런걸 즐겨서 본 적이 없다,  

평생동안, 몇 몇 영화는 관람하였으되, 그 수를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고, 최근 30 년 동안을

돌이켜 보더라도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만큼 취미가 없습니다. 


연구한 사람들이 하는 얘기로, 사람이 일을 할 때의 '스타일'은 네 가지(4분위)로 분류할 수 있다 고 합니다.

1.호랑이 2.코알라 3. 돌고래 4.사슴 형인데,  이것은 '일 중심(호랑이, 코알라)'과 '사람 중심(돌고래,사슴)'의

두 가지로 나눈 다음에, 그것을 다시 빨리빨리 형과 느긋한 형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나는 단연코 '일 중심'형인데다가 '빨리빨리'를 좋아하니, 종합하여 '호랑이 형'이다,  

다른 한편, 나는 논리와 정확성을 칭찬받으면 좋아할 것 같으니 '사슴 형'도 일부 포함되는가 봅니다.  


■ 일 중심

호랑이 형: 성취감, 추진력을 칭찬해 주면 좋아한다 (성격이 급함)

코알라 형: 팀워크, 타인존중을 칭찬해 주면 좋아한다 (느긋함)


■ 사람 중심

돌고래 형: 외모, 아이디어를 칭찬해 주면 좋아한다 (성격이 급함)

사슴 형   : 논리, 정확성을 칭찬해 주면 좋아한다 (느긋함)

.

내가 일을 대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어떤 감정을 갖는지)은 무시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애건 어른이건

나는 많은 여자들을 울게 했고 (뜻밖에도!) 부하직원을 무지막지하게 대한다 라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나이 서른이 될 때 까지, 사람들의 슬픈 감정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를 몰랐습니다. '냉혈인간'이란 말이

있다면 나같은 사람한테 어울릴 겁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를 맞이하니, 감당할 수 없고 주체하기 힘든 

거대한 슬픔이 밀려오더군요.   


* 80년대 초, 천주교 성당에서 집사람과 같이 미사참여 도중에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극렬한 고부갈등에 시달리던 중)

* 94 년도 대순진리회 중곡동 도장에서 한 시간을 내리 '태을주'를 주문 수도하던 중, 그야말로 깔고 앉은 방석이 젖을 만큼 

  많은 눈물을 쏟은 적이 있습니다.

* TV뉴스에서, 치매로 집을 나간 어떤 할머니가 개천 도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화면을 보면서, 돌아가신 어머니 기억이

  겹쳐지며 또 많은 눈물을 흘렸지요. (84년도, 울산 정유공장에서 근무할 당시, 넓고 푸른 잔디 밭 위에 미국식 주택의 사택

  생활이었지만, 나이 든 어머니는 마음 붙일 곳이 없던지라, 울산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하루종일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알고는 슬픔이 밀려들었습니다)

* 2008년 벌어진 세계금융위기 사태를 어렵사리 견뎌내었는데, 그 후 2010년도에는 개인사업의 사무실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13년 동안을 같이 있던 여직원을 내 보내야 하는 상황, 성치않은 무릎을 쩔룩이면서 거래처로 수금을 하러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거대한 슬픔이 닥쳐왔습니다. 그 당시, 닷 새 동안을 내리...앉아서, 서서, 화장실 벽에 기대어서...세상을 하직하듯 

  통곡을 했습니다.  


나이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말을 합니다. 그럴지언정, 사람의 기본 심성까지 바뀐다는 얘기는 아니겠지요.

나는 남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둔감합니다. 집사람, 부하직원, 손주녀석이 아무리 소리내어 울고 눈물을

쏟아도 나는 아무런 감정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설령 웃사람이 나한테 아무리 기분 나쁜 말을 퍼부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으면서, 내가 먹던 밥을 다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도 있나 보다 생각하시길...)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TV화면 등을 지켜보노라면, 속이 뒤틀리는 것이 마치 고문을 당하는 것과도 같다, 

참을 수가 없으니 그만 TV 채널을 돌려버립니다. 그것은 나로서는 전혀 즐기는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감정상태에 대해서 크게 관심도 없다. 내 속에선 남들과의 감정을 같이 하는 것(一喜一悲)을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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