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2

'기억'이 나의 정체성(개인의 차이)을 만든다

참 나 2018. 12. 8. 13:33


<신문스크랩>
조선일보 A30, 최보식이 만난 사람2018. 8. 27()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강봉균(57)

기억이란 무엇인가?

강 교수는 최근 기억의 물리적 실체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뇌 속 신경세포에서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온 돌기인 시냅스(synapse)*가 기억을 만들고 저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2012년 인간 기억에 대한 연구 실적으로 '국가 과학자'에 선정된 바 있다.

"기억은 신경세포의 시냅스(신경연접) 간에 이뤄지는 전기화학 작용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정보가 들어와 저장될 때 시냅스가 커진다커질수록 기억이 강렬하다
 세월이 지나 기억이 사라지면 시냅스 크기가 줄어든다"  
 나쁜 기억이 오래가는 것은 '생존 본능'과의 관계 때문이다쥐를 대상으로 실험해보면 공포의 경
 (트라우마) 비록 한 번 뿐이라 해도 오랫동안 기억된다그때 형성된 시냅스는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커져있다. 반면, 먹이로 보상받은 행복한 경험은 여러 번 반복되어도 잘 기억되지 않는다
 두뇌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행복이란 사치인 것이다"
 (->행복감은 두뇌에 오래 간직되지 않는다, 금방 잊어버리게끔 되어있다. '행복감'이라는 것은,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는 부차적인 정도의 중요성 밖에 없다. 나쁜 기억이 잘 보존된다는 것은 그것이 그만큼 (나의)생존과 
     직결된다는 뜻)

-당신은 왜 기억 연구를 전공으로 택했나?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어떻게 태어났고 왜 살아야 하느냐 같은 철학적인 과제를 풀어보고 싶었다.  
  인간의 본성을 생물학적으로 탐구하기 위해서였다"

 "쥐약을 먹고 죽을 뻔했던 쥐는 비슷한 냄새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혹독한 경험이 쥐를 그렇게 만든다 
  하등한 동물도 기억능력이 있다. 기억은 동물 생존에 필수 기능이다. 아주 단순한 신경계를 가진 동물도
  먹잇감, 포식자, 암컷/수컷에 대해 배우고 기억해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등동물에게 기억은 생존,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좋았거나 나빴던 모든)기억은 자기 정체성의 핵심이다. 그런 기억들이 없다면 
  내가 누군지를 말할 수 없다.

 '기억'은 언어의 형태로 저장된다그런데 생애 초기에는 '언어능력'이 아직 다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너 살 이전의 경험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기억이 있더라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뇌 신경 연결망의 차이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이 결정된다얼굴과 이름이 달라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나 라는 존재, 내 성향이란 것도 세월이 가면서 변한다.
 
-노년의 시간은 화살처럼 빨리 지나간다노년의 삶이란 게 기억에 남을 만한 게 없어서 그런가?
 "청소년 시절의 경험은 대부분 새로운 경험이기에 정보의 양이 방대하다. 하루하루가 꽉 차있는 느낌인
  것이다반면 노년의 삶, 평범한 일상의 일들은 기억이 잘 안된다. (딱히 기억할 만한 일이 없으니 
  시간만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감정, 인격, 영성이란 것이 단지 머릿속 전기화학적 반응에 불과하다는 것인가?
 "전기화학적 반응에 불과하다는 게 아니라그 세계가 너무나 복잡해서 여전히 알 수가 없다우리는
  전체 중에서 이제 귀퉁이 하나를 겨우 보고 있을 뿐이다뇌 속에 천 억 개의 신경세포들이 서로 만나는  
  조합 방식은 1,000조 개에 이를만큼 무궁무진하다과거 인류는 과학적 바탕이 없었을 때 종교, 인문학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려 애썼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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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냅스(synapse):
신경세포엔 많은 가지 (축삭과 가지돌기들이 뻗어나와 서로 연결되는데, 신경세포 하나에 수 천, 수 만 가지가
나 있다가지와 가지를 이어주어 신호를 전달해 주고 받는 부위가 시냅스.  사람의 뇌에는 수 십 조(兆) 내지
조 개의 시냅스가 존재한다.  이들은 신경전달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커지거나 작아지며, 끊임없이 생성
또는 소멸된다. (나이를 먹어도 기억기능과 활동은 다소 쇠퇴는 될지언정 크게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