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슈퍼, 계산대 아줌마 얘기입니다.
맥주(병)를 사면 비닐봉지(검정)에 넣어주는데 꼭 두꺼운 봉지를 고집합니다. 사연인 즉슨,
전에 어떤 사람한테 얇은 비닐봉지에 맥주병을 담아줬는데 들고 가다가 봉지가 찢어지면서
맥주병이 깨졌는데 물어줬다나 어쨌다나...ㅠ 이 아줌마는 그 사건(?)이후로 노이로제에
걸렸는지 얇은 비닐봉지는 절대루 못쓰게 합니다. 슈퍼에 갈 때, 얇은 비닐봉지를 들고 가면
막무가내로 두꺼운 봉지로 바꿔치기 당합니다. 엊저녁에도 '이 정도면 뭐 괜찮겠다' 싶어서
들고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건 얇아서 못쓴다...' 며 앞으로 가져올 때는 이걸 꼭 들고
오라며, 내 의견은 물을 것도 없이, 두꺼운 비닐봉지를 잽싸게 꺼내서 맥주를 넣어 줍니다.
그 아주머니가 겪은 저간의 사정을 들으면 이해를 못할 것도 없지만, 저렇게 손님 비위를
건드려가면서까지 지 고집대로 집행(?)하는 걸 볼라니 기분이 얺짢아집니다. 하여.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줌마! 손님이 알아서 챙겨들고 온 건데, 맥주병 깨뜨리면 내가 책임질 텐데,
거 좀 융통성 있게 하면 안되겠소?...에궁. 손님한텐 물어보지도 않고 지 성격대로만...
그러다 단골손님 떨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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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얘기)
요즘 또 다시 테니스에 빠졌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밤에 누울 때 까지 하루종일
테니스와 연애하듯 생각하며 살기를 몇 해 째.... 그런데 동네 테니스장에서 게임할 때 보면
상급자 파트너로 부터 잔소리를 듣는 수가 있습니다.
처음 한 두 게임은 그럭저럭 나가다가 게임이 고조되면 그 때부터 잔소리가 극성을 부립니다.
(네트로) 더 들어와 더 더...이건 파트너한테 야단을 치는 건지 주문을 하는건지...ㅠ
그런가 하면 로브를 띄울 때 실수로 (빗맞아서) 짧게 올려서 상대방한테 스매쉬라도 당할라치면
이내 또 핀잔을 먹습니다. '로브 좀 깊게 올려요...!' (에효)
내 남직 할 것 없이, 게임도중에 이런 식의 잔소리를 듣게되면 게임이고 뭐고 의욕이 사라지고
집중도 흐뜨러면서 그만 지고 맙니다. 재미도 없고 속은 몹시 상합니다. (아! 저 친구 저것도 큰
고질병이네...ㅠ) 아무리 속이 끓어도 별 대책이 없습니다. 하여, 마음을 돌려 생각합니다.
그래, 잔소리 더 해 봐라! 그보다 더 해도, 일단은 내가 다 들어줄테다. 그대신 앞으로 일년후엔
내가 반드시 너희들을 딛고 일어설테다...하여, 오늘 하루 종일 궂은 비가 왔습니다만, 지하 3층
실내 연습장소에 가서 오전, 오후 한 시간씩 두 차례 벽치기를 합니다.
강타! 또 강타! 벽이 무너져라 하고 (개패듯)후려팹니다. (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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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독자/블로그 팬님들,
11.29일 (토)오후 테니스장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짐작 하시겠습니까? 예의 그 친구, 테니스장에 또 나타
났습니다. 근데 먼 발치에서 "나 인제 은퇴해야 겠어. 아~ 힘들어 못치겠어..."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물론 '하는 소리' 일껍니다. 연이나, '영계의 일' 이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럴 때, 당사자는 모릅니다.
불현듯 입에서 튀어 나오는 겁니다. 방언처럼... 그리본즉, 반응이 빨리도 왔네요. 그 친구, 한 달에 한 번이나
나타날까 말까 했는데 여기 글이 뜬지 하룻만에 그런 소릴 하는 겁니다.(은퇴라고라...?) 말이 씨가 된다지요?
함 두고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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