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저승길에도 미리미리 투자를

참 나 2012. 4. 10. 12:04

 

'저승' 이 있다고 칩시다. 

거기엔 누가 있을까요? 나 보다 먼저 죽어 올라가신 분의 영혼이 있겠지요.

나 역시 죽으면, 그 사람의 영혼과 마주칠까요?  

내가 그 사람과 무슨 사연이 있었거나, 의식하고 있다면, 설사 도망을 치더라도 언젠가 만나야겠지요.   

내가 그 사람을 의식할 일이 암껏도 없다...라면, 그 영혼과 굳이 마주 칠 일은 없을 겁니다. 

(만나도 손 들고 ' ~하이! ' 해 주면 됩니다...ㅋ)  

 

우리가 죽어서 저 세상에 가서 또 만난다!

대중목욕탕에서 벌거벗고 마주치듯이, 

웬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조우하듯이...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런 모습으로 딱 마주칩니다.
이런 생각을 하노라면 '...없이 산다...' 는 것도 마음 편한 일 일 수 있습니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그게 없어지고 줄어들까봐 감추고 숨기며 인색합니다. 하여, 가까운 사람이 도움을

청해도 애써 외면합니다.  ( 모임에서도, 말 많고 수다스런 모습을 싫어하게 되면, 그 강팍한 에너지가 상대

보다 내 마음을 먼저 지배하기 때문에, 정작 내가 뭔 말을 해야 할 때는 버벅대고 마는 것입니다.  상대를 향해

내가 품은 에너지가 가장 확실하게 '나' 를 지배합니다. 내가 나를 해치기도, 살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自作自受,  일상의 모든 것을 대할 때 (목수처럼) 깎고 없애려 들지 말고 (미장이처럼) 덧붙이고 더불어 지내라)

 

뭐, 남들 하듯 그렇게 살면 끝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어렵게 살던 사람이 그만  저 세상으로 떠났다고

칩시다. (에고, 먼저 가고 말았네...)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으려니...했는데,  얼만가 지난 후에 나 또한 

그 뒤를 따라 저 세상으로 가야만 합니다. 가는 순간, 나는 뭔가 두려움을 직감합니다. 날 보고 짐짓 

조롱이라도 퍼붓는 영혼이 있다면 내 맘이 편안하겠는가? 눈치껏 피해 다닐까?  마음 둘 곳이 있을까? 

<"그 돈 아까워서 어떻게 두고 왔나?  그 때 날 좀 도와줬다면 내가 여기 좋은자리 하나 잡아 놨을텐데, 낄낄"...>

 

옷 벗고, 육신도 벗은 영혼끼리는 돈도 황금도 필요없고, 패거리도 쓸데없고 그 무슨 위세도 안 통한다, 

거기선 오직 진리, 진실이 통할 뿐이다, 속마음, 겉마음이 다 투명하게 드러난다... 

 

이승에선 돈만 부등켜안으면 대접받고 행세했는데, 저승 와 보니 쫓기듯 초라해진 내 신세, 이게 뭔가!   

저승판세가 이리 뒤집히다니...ㅠ  엎질러진 이승에서의 일을 어찌 돌이키리오?  '있을 때 잘 해~' 란

노래가사가 또 생각납니다. 주변의 남을 살펴보고 맘으로라도 베풀며 삽시다. (= 남한테 마음을 쓰는 

것이 사실은 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있건 없건, 저승길에도 미리 미리 투자를 하여 편한 마음

으로 떠납시다. 거기서도 환영을 받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