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업장을 풀어라 (펌글)

참 나 2011. 9. 17. 10:46

중국 양나라 무제 때 천태종을 세운 선지식 천태지사 스님은 어느 날 천태산에서 지관삼매에 들었습니다.

그 때, 멧돼지 한 마리가 황급히 지나갔는데, 뒤이어 활을 든 사냥꾼이 쫓아와서 여쭈었습니다. 
"멧돼지 한 마리가 이리로 지나갔는데, 어느 쪽으로 갔는지 아십니까?"
스님은 대답 대신 사냥꾼을 앉게 한 다음 시 한 수를 들려주었습니다. 

까마귀 날자 배(梨) 떨어지니,
그 배가 뱀의 머리를 쳐서 죽여버렸다네
그 까마귀는 꿩으로 환생하고
그 뱀은 돼지로 환생하였다네
그 돼지가 돌을 구르게하여 꿩을 쳐 죽였다네
그 꿩은 이제 포수로 환생하여 돼지를 활로 쏴 죽이려하네...
빈승이 그 인연을 밝혀, 그들 사이에 맺힌 원한을 풀어 주리라! 
대사는 시를 읊은 다음, 지관삼매에 들어 관찰한 사냥꾼과 돼지의 인연을 일러주었습니다. 


"엽사여, 지금부터 삼생 전에 까마귀 한 마리가 배나무 가지 위에 앉아 놀다가, 무심코 다른 곳으

날아갔느니라. 그 때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다 익은 배 하나가 떨어져, 나무 아래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던 뱀의 머리를 때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죽은 뱀은 다시 멧돼지로 태어나 풀뿌리를 캐 먹으며

살았고, 까마귀는 죽어서 꿩이 되었다. 느 날 꿩은 떨어진 나무 열매를 주워 먹다가,멧돼지가 칡뿌리를

먹으려고 땅을 파헤칠 때 건드렸던 돌이 러떨어져 맞아죽고 말았느니라.

엽사여, 그 꿩이 죽어서 이번에는 그대가 된 것이다.
그대는 지금 활로 멧돼지를 잡고야 말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그대가 작정을 하고 멧돼지를

죽이면, 멧돼지 또한 원한을 품고 죽어서 앞날에는 더욱 무서운 과보를 받게 되느니라. 

엽사여, 이제 그 활을 던져 버려라. 사람의 몸을 받았을 때 악연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영원히 악연

에서 떠돌아 다니느니라..."
 
대사의 말씀을 들은 사냥꾼은 깨달은 바가 있어 그 자리에서 활을 모두 꺽어 버리고, 대사의 제자가 되어

도(道)를 닦았다고 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는 속담으로 널리 알려진 이 이야기가 깨우치는 바는 무엇이까요? 

바로, 자기의 의지가 아니라 업장(업력)에 의해 윤회하는 존재가 중생이라는 것입니다. 뱀과 꿩은 죽고

싶어서 죽은 것이 아니요, 까마귀와 멧돼지는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업력에 이끌려,
죽고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이것이 인과응보, 윤회전생의 인연법입니다. 세상의 인연법은 이 이야기처럼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가 깨우쳐 주는 내용은 오직 사람의 몸을 받았을 때 잘못된 인연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용서,

상생의 메세지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