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유

인간은 왜 살까요?

참 나 2008. 11. 20. 17:25

2008.11.20

사무실 창 밖에는 첫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짐짓 환호성이라도 지를법 하련만,

안팎으로 어려워진 경제 현실을 생각하노라면 '눈치없는 첫 눈' 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매스컴에서 전해지는 유명스타들의 자살뉴스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인간은 왜 살까요?'  

Naver 지식in에 올랐던 이 질문에는 필자를 포함, 수 백건의 답글과 8십1만여회의 조횟수를

올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늘 있어 왔으나

뾰족한 대답이 없다는 이 질문이 새삼 흥미를 끈다.  

1. 질문의 배경
질문은 단순하지만 대답은 천차만별이 되는 점에서 무엇을 묻고 있는 것인지,

질문의 배경을 잘 살펴 보아야 하겠다.
첫째 배경은 '사는게 그리 힘들다면서 왜 굳이 살려고 하는가?' 는 코믹한 물음이요,  
둘째 배경은 '인간의 존재이유가 뭐냐?' 는 것인데, 동물과 달리 영적 존재로서

독특한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한 탐색이라 하겠다. 

2. 사는 이유
첫번째, '사람이 사는 이유' 에 대한 대답은

'발등에 떨어진 불' 이 제각각 이듯이 사람마다 다양할 터이다. 

남이 사는 이유에 대하여 우리가 무어라 왈가왈부 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위해서 산다' 와 같은 대답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듯 하다.

그런데 그 '행복'이란, 내가 이미 갖고 있는 것, 나의 내부로 부터 구해지는 것' 이며,

작든 크든 누구나 찾을 수 있다는 것인데 남이야 뭐라하든 내가 만족하다면 그만이란 것이다.

성경의 한 구절도 참고할 만 하다. 'only let us live up to what we have already attained  

(오직 우리가 이미 이룬 것만으로 살게 하소서...빌립보서 3:16)'  

행복을 성취감이나 욕구충족으로 잘못 이해하는데, 이들은 외부의 것을 끝없이 추구하는 심리적 갈증상태

이기에, 애당초 행복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성취감이 있음으로서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해도,

오히려 사회가 발달할 수록 사람들은 행복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여러 조사의 결과인 것이다.  

 

두 번째 배경인 '인간의 궁극적 존재이유' 에 대한 물음에는

그 대답이 무엇이든, '맞다, 틀리다' 로 반증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론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증거를 대거나 논증이 불가능한 것이라면, 그것은 '미신(迷信)'의 영역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조물주에게 묻는다면 혹 모를까, 인간들끼리 아무리 인간의 존재이유를 따져 보더라도

'그것은 당신 생각일 뿐이다' 라는 얘기밖에 안되는 것이다.        

3. 목표와 목적  

목표(Objective)가 구체적인 어떤 '것' 을 지칭한다면, 목적(Purpose)은 의도, ~하는 '이유' 를

말할 때 흔히 쓰인다.  삶의 목표...라면 지극히 사적인 내용일 것이요, 존재의 목적...이라면 무언가

운명적인 얘기가 나와야 할 터이다. 목적이란 필히 달성해야만 하는 것일진대,

인간이 목숨을 내걸고 달성해야만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장기기증을 위해서 만든다는 소설 속의 '맞춤아기' 라면, 그 아기의 존재목적은 그것이다, 
폐기된 '국민교육헌장'에는 우리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하나,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자식을 '역사적 사명감'으로 낳았더란 말이냐. 

태어남이 먼저 있고, 그 다음에  이러저러한 목적,의미가 부가되는 되는 것 뿐이다.     


4. 삶의 주체는 나

 사는데 아무런 이유, 조건이 없어야 비로서 내 맘대로 살 수 있다.  
'목적'이란 것은 오로지 내가 선택하는 '그 무엇'일 터이다. 

전체주의 세상이 아닌 바에야 남이 정한 목적이 어찌 내 삶을 지배하랴? 

삶이란게, 궁극의 목적을 지향하는 그 무엇이라 할 것 같으면,

 

   a. 그것은 도대체 누가 그리고 누굴 위해서...정한 목적인가? 

   b. 목적을 다 달성했으면 죽어버릴 것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을 더 할 것인가? 

   c. 그 목적달성에 방해되는 모든 대상은 적대시하고 

배척 (이익, 효율추구, 반사회, 반생명, 비윤리..)또는 무시해야 하겠지? 

그것은 또 얼마나 살벌한 사회가 될 것인가?

 

삶에 특정한 목적(=정답)이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 하더라도,

삶을 지루하고 황폐하게 만들고 말것이다, 결론이 이미 나와 있다니까! 

삶이란 다양해야 한다, 목적이 없어야 비로소 조화롭게 살 수 있다.    

 

아무 것에나 왜? 를 붙인다고해서 대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꼭 알았으면 해도 답이 없는 물음이 있으니, 우주는 시작과 끝이 있는가,

양성자(수소원자) 또는 빛(광자)등은 어떻게 영원히 존재하는가...와 같은 것들이다.   


사랑과 자비의 실천, 영혼의 완성(*), 깨달음을 얻는 것 또는 자아실현을 위해서요...등은  

'목적' 이라기보다는 삶의 가치, 보람을 얘기한 것이다. 

'목적'은 만든자의 의도를 묻는 것이기에 만든 사람이 대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물주의 친필답변을 들고 말하지 않는한 우리가 '목적' 이라 말하는 것들은, 

'그것은 당신 생각 (관념론)일 뿐이다!  또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사회정의란 합목적성의 추구'...

라고 하는, 철학적 사변에 길들여진 단어사용의 '오류'일 뿐이다! 

 

뭍생명은 '自然'이다. 

(後添: 2009년 故노무현 대통령의 遺書, "아무도 미워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自然'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宇宙, 지구, 하늘, 물, 공기처럼, 

그런 자연에 왜? 또는 목적(目的)이란게 무슨 당치않은 말인가? 그냥 존재하다 스러질 뿐이다.

설사 남이 뭐라든 그런 '목적'에 구애될 것이 없다. 각자는 다 자기 삶의 주인인 것을, 

내가 없다고 하면 없는 것이고, 내가 있다고 하면 그것이 目的이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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