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말똥구리 이야기 (두 손...의 의미)

참 나 2004. 7. 22. 13:54

얼마 전 TV 화면...

말똥구리가 '똥경단' 을 빚어서 열심히 굴리고 가는데, 웬 놈이 날아와서 그 위에 올라 타더니 불문곡직

반 만 나눠 먹겠다고 '작업'을 하는데...


주인이 "야, 이 나쁜 놈아!"... 쫓기도 해 보지만, 이윽고 경단은 반 쪽이 나면서 놈이 가져 가는 데야

별 수가 없다.  주인은 나머지 반 쪽이라도 갖고 가면 될 것이고, 재료는 저 너머에 얼마든지 또 있다...

반 쪽을 짤라간 놈은 일테면 '날강도'다.  반 만 가져 갔으니 망정이지 힘으로 주인을 쫓아 버리고

자기가 독차지 할 수도 있었는데... 만일 전부 뺏는다면...? 주인으로 부터 필사의 반격을 받을 것이다...

다 뺏겼으니 생각이고 뭐고가 있으랴...그러나  반 쪽 이라도 마음 붙일 곳을 남겨 주면 거센 저항을

덜 받는다...곤충도 그 정도의 슬기(?)는 있는 듯 싶었다.

강도짓이란, 인간사회에선 나쁜 놈(惡) 이지만, 말똥구리 한테는 자연스런 일이다. 오히려 맛있는

먹이가 쩌~기 눈 앞에서 지나가고 있는데 쳐다보기만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강도 짓, 그 역시 '자연계' 에서는 일상다반사일 뿐, 인간이 법과 관습으로 금지시켜 놓아서 그렇지

강도,절도...는 인간을 위시하여 자연계의 보편적인 프로그램이 아닌가. 아이들이 울고, 장난치고...

하는 것처럼 말이죠. 공동체의 규칙이란, 정도가 심한 것을 금지항목으로 분류해 놓은 것일 뿐, 

누구나 다 마음 속으로 저지를 수 있는 것인데,  

목소리, 목청이 큰 사람도 제재를 받습니다. 느닷없이 '꽥~' 하고 소리 지르면 시끄럽고 불안합니다.

여자들이 과다노출하는 것은 또 어떻습니까.

공공장소에서 담배 피우는 것도 간접살인이라 합니다. 

작은 것은 거짓말이고 큰 것은 사기죄가 됩니다.  

악(惡)이란 것은, 우리 몸, 자연계의 일부분이란 점을 통찰하여, 맹목적으로 악을 증오하지 말아야

하리라고 봅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 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이라고 흥분한다면 이는 

무지(無知)가 빚은 오해일 수 있습니다.  사실은 증오하는 본인도 다 갖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잘

억제 되고는 있을지언정, 누구인들 조건만 맞으면 드러나는 것이다, 옛말에, 사흘 굶으면 담장 안

넘어 갈 사람 없다 했듯이.

한 손 으로는 악을 응징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용서와 관용을 예비하는 것이 성숙한 인격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고 늙어서도 '용서와 관용' 에 서투르다면 그것 또한 어색한 모습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