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厚其凶惡而降之罰...

참 나 2004. 7. 16. 09:36

천지가조불선 비조지야, 후기흉악이강지벌...
天之假助不善 非祚之也, 厚其凶惡而降之罰...

신라 때 당나라 벼슬을 한 고운 (海雲) 최치원이 24세(881년)때 지은 長文의 '토황소 격문' 의 일부... 춘추전을 인용한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당시 난의 주동자 황소는 격문을 읽으면서 평상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였다고 하는 空前絶後 명문 이라고 합니다.

"하늘이 너의 괘씸한 짓을 도와 주는 것으로 알았더냐...그 흉악함이 더한 즉 필시 하늘이 벌을 내려 칠 것이다..."

살펴보면,

착한 일, 선행도 어느 날 한 번 했다고 해서 복을 받는 것은 아니겠지요... 오랜 시일 꾸준히 선행을 해 나가면 (積善) 사람들이 인정하는 때가 올 것이고, 비로소 주위의 좋은 평가가 따르니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에 방해가 없음은 물론이요 거들고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나겠지요. 성공의 바탕에는 이러한 이치가 깔려 있을 겁니다...본인의 덕이 없다면 조상의 음덕 이라도...

不善, 즉 惡한 일이라 해도 다를 것이 없겠지요.

나쁜 일, 패악한 일이라도 한 두번 했다고 해서 바로바로 罰 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요, 잠깐 한 때는 뭔가 일이 잘 되는듯 싶기도 하겠지만 악한 일이 거듭 쌓이고 계속되다 보면 드디어 그 '積惡의 廢害' 가 드러나니 저 놈은 나쁜 놈...이라는 평가가 매겨지게 되면 이제부턴 하고자 하는 일마다 방해가 있고 사사건건 막힘이 생겨... 결국에는 망조가 들게 되는 것 아닐까요?    


꼬리가 길면 밟힌다... 는 말이나,
바늘 도둑 소 도둑 된다... 는 말이나,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았다... 는 말이나,
물 주전자를 화롯불 위에 올려 놓았다고 해서 물이 바로 끓는 것이 아니요...
오늘 콩을 심고 물을 주었다고 해서 다음 날 아침에 바로 싹이 틀 수 없듯이...

선 이던 악 이던... 본 모습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꾸준히 정성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한 두번 시도해 본 것으로는 그 어떠한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