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고건과 마주 앉다
법정스님, 고건씨의 만남 사진...나란히 앉아서 담소하는 모습이 일간신문
사진에 실렸습니다.
더러운 ‘정치인’ 을 왜 만나야 했을까...참선과 수도로 청정한 스님, 자나깨나 ‘무소유’ 를 실천하겠다는
스님이 뭔 일로 때국물이 흐르는 정치인을 만났을까...그리고 평소 칼바람이는 싸늘한 눈매에 왜 고건씨 앞에서 비굴한 웃음을 띄고 있는
것일까...노망인가?
누가 보더라도 웃고 있는 그 모습은 무소유는 아니다.
차기 대권후보, 고건은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청렴깨끗한 법정스님이란 이미지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노회한 정치인이야 그렇다고 치고, 법정스님이 이 모든 정황을
모를리 없다. 그렇다면 이는 ‘무소유’ 를 파계하겠다는 신호가 아닌가.
환영이다.
고건 뿐만 아니라 더 사람들을 만나시라.
‘유소유’ 도 실천해야 한다.
‘무’
와 ‘유’ 는 본시 한 몸뚱이요, 오른 팔과 왼 팔처럼 불가분이라...
‘없음’을 강조함은 뭔가가 ‘있으니까’ 자꾸 털어 버리는 것
아닌가... ‘있음’ 이란 ‘없음’ 의 탈피이다...어찌 둘이 한 짝이 아니리오?
“나 아무 것도 안 가졌다~”
하면,
눈에 보이는 것은 그럴듯해도, 무형의 것, 즉 마음 속 사정은... 무소유를 강조할 수록 유소유에 대한 예민함이 살아나는
것을...그것도 신경질적으로 살아납니다. 모든 예민함은 그에 대한 면역력이 약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무소유를 부르짖으며 정치인을 만나는 모습일랑 보이지 말고, 차라리 보다 더 큰
틀에서 할 일이 있을 터이니 유소유를 하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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