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察人事

After you, please...

참 나 2006. 3. 21. 11:05

맞은 편에서 젋은 여자가 걸어 옵니다.  나 또한 거의 비슷한 간격을 두고 아파트 출입로 쪽으로 걸어갑니다. 피차... 저 사람이 아파트로 들어 가리란 생각은 못하는 상황... 어떻든 맞은편 보행인보다 내가 먼저 그 장소를 빠져 나가야겠다는 생각뿐.

(  ...? )
상대 걸음걸이가 예상보다 빠릅니다.  나 또한 시나브로 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결국 젊은 여자가 간발의 차이로 앞질러 빠져 나갑니다.  

 

아, 그랬었구나... 하면서 그 여자의 뒷 모습을 한 번 더 쳐다 봅니다. 그녀는 민첩했습니다. 

나도 테니스매니아, 운동을 제법하고, 걸음걸이 또한 만만치 않은데, 오늘 아침엔 그녀보다 굼뜬 모습이 되었습니다... ㅋ

 

지금 우리 사회, 풀뿌리 민주주의는 '어떻든, 내가 먼저 잽싸게 빠져 나가면 된다...' 애도 어른도 다 그런 생각 뿐인듯 합니다.  아파트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설 때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상대방을 애써 무시하는 모습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듯이...운전할 때는 더 극단적인 상황이 부지기수 발생합니다.  택시기사들은 길거리 운전자를 모두 다 초보운전 쯤으로 생각하는 듯 되먹지 않은 행동 (S자 앞지르기, 끼어들기, 위험운전...) 을 예사로 보여줍니다. 이 자들은 양보를 해 줘도 옳게 받아 먹을 줄도 모릅니다. 자기 지은 죄가 큰지라 남한테 호의를 받는다는 것이 억수로 어색하겠지요...ㅋ

 

이웃은 이웃인데,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는 애써 무시해 버립니다. 아는 사이에선, 이쁘게 보이고 환심을 사려고 비굴해지기까지 합니다. 우리사회의 고질병폐는 '아는 사이' 와 '모르는 사이' 에서 사람들의 태도가 극명하게 차별화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외국인, 조선족, 동남아, 방글라데시인 정도면 감정도 정서도 없는 짐승쯤으로 여기는 것은 아닐런지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정서를 갖는 사람이라는 것을...요즘 TV를 보면서 이제 조금씩 조금씩 느껴갈 겁니다. 

 

"After you, please...!"
("먼저 가시지요")
서양사람들의 이 매너 만큼은 우리가 배웠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