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차려입은 할아버지 두 분이 사무실 문을 반 쯤 열고, " 좀 도와주세요..." 지갑에서 1,000원 한 장을 꺼내려
하니 얼른 받아 갑니다. "..."
거의 매달, 여기 고척1동 건물의 사무실로 구걸다니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뭐
걷는 운동도 꽤 될 것이고,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데는 많다...ㅋ
구걸해 가는 상대를 대충 윤곽만 볼 뿐,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습니다. 흔히, 내 것을 뺏긴다...공짜로 가져가는 사람이 얄밉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구걸' 은 천하에 못할
짓, 멀쩡한 몸뚱이 가지고 양심도 없다...며 욕을 하거나 편견을 갖게 되면, 나는 앞으로 절대 구걸질은 못하겠지요...차라리 자살을 할
지언정...우리가 삶의 여러 측면에 대하여 그렇게 강팍한 마인드(mind)를 갖고 살 수는 없다고 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혼란의 시대를 살아 갈라치면 때론 구걸질 이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이것이 균형잡힌 사고이며, 열린
사고 라고 봅니다. 유독 '구걸질' 에 대하여 게으른 놈, 염치없고 뻔뻔한 놈, 얄밉다...식으로 단죄하고 죄악시하면,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심을
쌓는 것입니다. 그 대신, 나도 여차하면 구걸질을 할 수도 있다...라고 생각을 오픈(open)할 수 있다면, 삶을 대하는 자세가 훨씬 여유로울
수 있다고 봅니다. (어느 사회나 구걸질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침, 지갑에서 덜어 내 놓은 '천원 지폐' 는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한테 준 위로' 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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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람에 대하여 우리와는 아주 다른, '끔찍한 존재' 라는 느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들도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마음이 내키면 주기도 하고, 때론 안 줄 수도 있고...내 맘이겠지요? 단지, 동냥은 안
하더라도 깡통은 걷어차지 말라고, 그런 것만 가릴 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