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운구를 하면서...1Km를 더 걷는다...

참 나 2005. 12. 30. 16:58

남이 나에게 1Km 걸을 것을 요구할 때, 흔쾌히 1 Km를 더 걸어라...!

 

그 말씀을 우연히 접하고 나서 그대로 한 번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은 효험(?)을 보았습니다.  년 말을 이틀 남긴 어제, 고등학교 친구 어머님의 부음...모두들 '상주' 와는 눈도장 찍느라 바쁠 뿐, 수 백명의 문상객이 버글거려도 장지까지 운구행렬에 자원하기는 힘들어 하는 모습들... 이 때 내가 흔쾌히 나섰습니다. 그리고 적중했습니다...무엇이? 

 

저녁시간...문상하러 온 고교 동창들과의 예의 그 어리버리한 만남과 수다...소주 잔이 돌아가고, 편육에 떡, 전, 안주, 과일 등이 끊임없이 목구멍 속으로 넘어갑니다.  '소화불량' 으로 근 한 달 넘게 소화제를 먹고 온갖 치료를 하며, 고생하던 본인이 평소 두 배도 넘는 양의 음식물을, 그것도 잠자기 전 저녁식사를 '엄청나게' (앞에 앉았던 친구가 한 말...ㅋㅋ) 먹었습니다. 소주도 한 병 넘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셔댑니다.

 

새벽 한 시까지만 '밤 샘이'...다음 날 새벽 6시 반 기상하니 밥상을 또 차려 주네요. 

밥 한 공기에 육계장,  떡, 부침개, 멸치반찬을 가뿐하게 먹어 치웁니다.  파주 용미리 장지에서 11시 조금 넘은 시간에 점심식사를 합니다. 푸짐한 모양의 녹두 부침개, 갈비탕, 소주 몇 잔이 또 빠질 수 없습니다. 이렇게 먹고도 소화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최근 고생한 '소화불량' 증세로 볼 때는 기적같은 일이지요. 잘 먹지를 못해서 체중이 4Kg 가까이 빠졌더랬는데...친구 어머니 문상을 기점으로 한꺼번에 복구되는 형국입니다. 

 

문상간 김에 더하여, 밤샘이...그리고 운구까지 거들어 준다.  곧 '남이 1Km 걷기를 원할 때, 1Km를 더 걸어 준다...' 바로 그 얘기 아니겠습니까?  좋은 얘기를 들었다면 어쨌든 한 번 실천하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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