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큰 딸과의 도담

참 나 2005. 12. 10. 10:42

오랫만에 '큰 딸' 과 둘이서 저녘식사를 끝낸 시간, 아빠가 딸에게 얘기를 시작합니다.

 

'질투' 에 대하여...

 

친구나 동료, 후배, 주위사람 그 누구라도, 별 잘난 것도 없는데 '잘 나가고' 있을 때 질투가 생길 때가 있겠지? 

그런데...누가 아랴?  그 사람 전생에, 또는 조상 중에 누군가가, 음덕(陰德- 남 모르는 선행)을 많이 베풀어서 

지금 그 덕을 받고 있는지...?  그렇게 돌려 생각할 수 있다면 내 배가 아픈 것이 좀 덜 하겠지?  그렇게 생각한다면

질투하는 내 맘이 좀 편해지겠지?  일종의 테크닉이요, 지혜다... 

 

아빠 사업도 보면, 새로운 거래처가 생기는데 이 쪽과 저 쪽에서 무수한 우연들이 중첩되는데 어느 한 순간

'전화 한 통화' 로 연결되어 거래가 성사되고, 그 덕분에 밥을 먹고 사는 것을 볼 때 전율을 느끼곤 한단다. 

만남의 인연이란 것이 결코 허술하지 않다는 것...그런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 사업인데 '내 운수를

테스트 받는다' 는 생각도 들더구나.

 

한 20년전 얘기인데,  저녘 무렵, 길 거리에서 차비가 떨어 졌다고 손을 벌리는 사람이 있길래 달라는 대로

흔쾌히 줬더니... 다음 날 아침 통근버스에서 '어제 차가 안 나왔기 때문에 택시비를 지급한다...' 며

지금 타고 있는 사람이 (무조건) 돈을 받으란다. 그 금액이 거의 같던데...! (신명께서) 뭐 이렇게까지 급하게 갚아

주시느라고 애를 쓰시고...

 

얘기가 이쯤되자 혼동스런 딸 아이의 대꾸 한마디가 없을 수 없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뭐든) 내가 준 사람한테 받아야지 'A' 에게 주었는데 엉뚱한 'B'한테서 받는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네요...?"

"그렇다...지금 사람들 생각이 딱 그 모습이다. 그래서 세상이 지금처럼 각박해 진 것이다. 


예를들면, 자동차를 타고 골목에서 나올 때, 큰 도로의 차틈이 양보를 않고 못 나오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을 것이고, 뒷 차가 조바심을 내며 빨리 가라고 신호라도 한다면 더욱 당황하겠지?   

니가 말한대로, 준 사람한테 받으려 하기에 세상이 이처럼 각박해 지고 살기가 힘들어 진 것이란다. 


모르는 사람한테는 좋은 일 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그대신 (아빠가 하듯이...)

골목에서 나오는 차가 있다면 무조건 허락해 준다면 어떻게 될까?  무지하게 고마워 하겠지? 나아가 그런 문화가 

정착된다면 무리한 진입을 시도하는 차도 없어지겠지?  

이렇게 내가 한, 또는 각자가 한 선행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게 되면, 돌고 돌아서, 결국 나 또한 골목에서 차를 몰고

k나올 때 긴장하지 않고 여유있게 나올 수 있겠지? 

 

그러니 '큰 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는 얘기다.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사는 한...너와 나, 일대 일의 관계가 아니라,

일대 다수라는 큰 틀...바로 '공중도덕' 의 필요성 이다...그런 '믿음' 이 있기에 선행, 음덕이 필요하며, 이를 이해해야 

선행을 베풀 수 있게 되는 것이란다. 사실은 이런게 진짜 신앙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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