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버스 옆 서행은 상식?

참 나 2004. 3. 13. 09:12

어제 오후,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에서 구로구청 쪽 편도3차로, 길 가에는 버스가 정차중이었고 이제 그 옆을 지나는 중이었습니다. 

 

횡단보도도 없고 교통도 한가하여 별 생각없이 주행하는데, 청바지 차림의 20대 청년이 느닷없이 내 앞으로 뛰어 드는 것이 아닌가.   앞 유리창 너머의 그 청년은 이어폰을 빼면서 당황한 듯 양팔을 허우적대고 나는 급브레이크를  끼익~  밟으면서도,  아!  드디어 내가 사람을 치는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버스기사는 위험을 감지한듯 빵빵~ 소리를 내주고 있고요... 

 

주행속도는 40km 정도쯤이었을까...급브레이크가 작동을 잘하였나 봅니다.  만약 내 차가 더 빠른 속도 였거나, 악세레타를 밟고 있었거나, 반사신경이 0.1초만 늦었더라도 그 청년은 아마 저 세상으로 갔을 것입니다. 정말 아찔하고 끔찍한 순간이었는데...천만다행으로 그 청년은 손만 닿았을 뿐 충돌은 피했습니다. 사과도 없이 건너편으로 황황히 사라져버리고...   

가만히 생각하니, 길 가에 서 있는 버스란 매우 경계할 대상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건너편에서 뛰어들기도 하지만, 차에서 뛰쳐 내리기도 하는데, 덩치가 큰 탓에 시야가 절벽이니 뭔 일이 벌어지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정차중인 버스의 앞 부근에는 언제 어디에서 사람이 들이닥칠지 모릅니다.  (왜들 그리 날뛰시는가, 우리 안의 원숭이처럼...이게 바로 한국인의 氣, 역동성이란 것이겠지요?)  이 땅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일상적으로 대하는 장면이었을터!   '무단횡단' 이란 자살행위나 다름없지요.  운전자들도 정차중인 버스 옆을 지나칠 때는

'서행' 해야 한다는 점, 그런 교통규칙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번에 아주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험많은 운전자라면 '그건 상식 아닌가?'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