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야, 부부야 .

부부 '닮은 꼴' 이 안 좋은 이유

참 나 2005. 12. 24. 12:41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의식주를 같이 하고 속살을 비벼대며 친밀감을 느끼고 그렇게 오랜 세월 살다보면 닮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함정도 있습니다.

 

첫째, 스트레스가 생명력을 키운다.

미꾸라지를 장거리 운반하는 통 속에 메기를 한 마리 넣으면 미꾸라지가 더 오래 산답니다.

스트레스가 오히려 삶을 강하게 지탱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부인이 식사 준비를 해 놓고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남편이 아직도 밥을 안 먹었다고 하더랍니다. 수저를 못찾았다나...?!  극단적인 예 입니다만, 부인한테만 너무 의존하며 살다보니 그처럼 무기력해졌나 봅니다. 물론, 부부간에 지나친 영역침범도 피해야겠지요...

 

둘째, 자기 혁신을 못합니다. 

현상유지에만 천착하면 무언가 국면전환을 해야 할 때...발분하여 면모를 일신해야 할 때...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그렁저렁' 하며 살다 보면, 이처럼 정작 필요할 때 혁신적인 행동을 못합니다. 응석부리기, 게으름과 나태함, 자기 합리화까지...이런 것들은 부부사이라 하더라도 마땅히 경계해야 합니다. 

셋째, 편협하여 같이 무너집니다.

닮은 사람이 두 사람 있다는 것은 쌍둥이처럼 편리한 때도 있겠지만, 그 반면에 별 영양가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배우자의 '뻔한 반응' 에 식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겨운데(...?) 무언가 신선한 충격, 삶의 활력소가 부족합니다.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도 좁아져서 늘 쬐끄만 영역에서 '찌그락 째그락' 거립니다.  닮은사람 끼리는 큰 시련이 올 때 함께 무너질 수 있습니다.   

 

넷째, 통증에 더 시달린다고 합니다.

언젠가 매스콤에서 다룬 얘기인데, 과학자들의 조사결과 그런 결론이 나왔답니다. 

병석에 누운 남편이 친밀한 마누라 한테 더 의지하려 하고 통증을 호소한다는 딱한 얘기... 우리가 슬프지 않아도 맥없이 울다보면 슬퍼지듯이... 조금 아플 뿐인데 자꾸 마누라한테 "아퍼 아퍼..." 하고 호소하면 그 아픔이 실제로 더 커진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결과' 도 안 좋고...

혼자서 강인한 정신력으로 일어서려는 마음이 그만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끝.


p.s.  삶에서 '정답' 은 없다? 

 

자신의 환경과 조건이 열악하다면 그런 조건을 갖고, 그것을 인연으로 해서 내가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었다면...그건 횡재아닌가?

삶이 그리 생산적일 수만 있다면, 그 모든 시련 같은 것들 또한 얼마나 좋은 것인가!  연이나, '좋은 조건' 하에서, 그 복을 누릴 줄만 알았지 (이런걸 '소비' 한다고 해야 하겠지요?) 자신이 스스로 '덕' 을 쌓거나 미래를 대비 (이런 걸 '생산' 한다고..) 함이 없다면, 그 인생은 까먹을 줄만 아는 것이니...남한테 자랑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습니다. 그걸 '복진타락' 한다고 합니다.

삶이 '온갖 시련' 이라도,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거기서 의미있는 무언가를 건졌다면 사람들의 칭송, 부러움을 받을 만 합니다. 

불평하고 트집잡고...지리멸렬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인생의 스승과 같은 존재라 하겠습니다.  

 

본문은 TV 아침마당 프로에서 부부가 닮은 꼴이 좋다...며 출연자들이 이구동성 얘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한 쪽으로 치우쳐서 좋을 것은 없다... 는 얘기를 해 본 것입니다. 부부가 닮은 꼴이라서 좋은 점은 많겠지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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