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푸른신호등은 저승신호등

참 나 2003. 11. 8. 15:09
질주하다가 푸른신호등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요거 왠떡이냐' 하고 눈이 머는 맹꽁이가 되지 말아야 한다. 좌회전 대기차량 중에서 튀어나올 가능성이 있다. 깜박이를 넣고 나온다 하겠지만 푸른신호등 보고 질주하는 차는 그것을 본다고 말할 수 없다. 대기하다가 나오는 차는 튀어나온다.

<체험 사례 한가지>
영등포 유통상가 앞 2차로 주행중인데 좌회전 대기중이던 그레이스 승합차가 느닷없이 튀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급브레이크, 일순 심장이 멎는 듯한 놀라움 그리고 튀어 나오려는 욕... 더욱 황당한 것은 이 녀석이 다음 신호에서 똑같은 짓을 나 한테 한번 더 하더라는 점이다. 당시에는 '이거 정신병자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범죄심리학에서 말하는 '죄 지은 놈은 반드시 자신의 범죄현장을 확인하려고 한다'는 말도 생각났다. 정말 별난 경험이다.

푸른신호등이나 일상에서의 너무 좋은 일들에는 위험이 매복되어 있음을 예지하자. 반대로, 빨간 신호등에는 짜증만 낼 것이 아니라 한 박자 쉬어가라는 '여유신호등' 으로 자기마음을 위안한다면 좋으리라.

<참고> 좌회전 신호 대기중인 차량의 옆을 지나칠 때에는 그 차량의 앞 바퀴가 움직이고 있는 지도 한 번 쳐다 보자.



<도로위 머피의 법칙>

2. 주행신호가 떨어졌을 때, 앞 차는 내가 브레이크를 밟아 완전히 정지한 다음에야 비로소 움직인다.

3. 푸른신호등을 다급하게 건너고 나면 곧 바로 얼마 가지도 못해서 빨간신호등에 걸린다. (뛰어봐야 벼룩)

4. 내 앞에 끼어든 차와 빠져나간 차의 합계 숫자는 결국 똑 같다. (빠져나간 차들도 잘 눈여겨 봅시다. 나 한테 길을 내 준 셈인데...)

5. 끼어들기를 제일 많이 하는 차가 남 한테는 절대로 끼어들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영업용택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기 능력으로 끼어 들었지 남이 양보해 줬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몇 번 양보를 해 줘 봤는데 평소 죄가 많아서 인지 잘 들어오지도 못하더라고.
남의 호의도 옳게 받아 들일수 없게 되었으니 불쌍타)

6. 아줌마가 전철안에서 자리를 차지하려고 궁둥이를 내미는 속도와 아저씨가 차 대가리로 들이미는 속도는 똑같이 0.1초 차이로 승부가 결판난다. (교훈: 이 땅의 아줌마나 아저씨는 똑같으니 서로 욕할 필요가 없다.)

7. 남한테 욕설하고 손가락질 하는 놈은 자신의 아픈 경험을 남한테 펼쳐 보이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당했단 말이야...' 하고. (오토바이 퀵서비스 아저씨들이 이런 짓 잘하지 아마...)

8. 정속주행을 하면 성질이 급하고 빨리가려는 차한테는 욕을 먹는다. '하나님도 욕 먹을 때가 있다' 는 말은 아마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길위에서 도닦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행길은 백배 더 조심해야  (0) 2003.11.22
어느 쪽이 피할 것인가  (0) 2003.11.08
주차장 에피소드 1, 2  (0) 2003.10.28
서울의 도로여 대답하라  (0) 2003.10.10
Damas도 캐딜락처럼 ...  (0) 20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