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고통없는 삶'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참 나 2025. 10. 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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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고통 없기를 바라나요? 또는, 고통이 없는 삶을 생각하나요? 그것은 가능한 일도 아니며, 바람직한 일은 더더군다나 아닙니다. 등산(산행)에 비유하자면, 오르막길은 없고 정상(내지는 내리막길) 정복의 기쁨만 찾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사특한 바람은, 이치상으로도 맞지 않는 허망한 생각입니다.

'반야심경'에 보면 맨 윗줄 끄트머리쯤에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났다)' 이란 말이 나옵니다. 저는 이 구절이 석가세존의 말씀이 아니라, 후세에 누군가 끼워 넣었다고 봅니다. '반야심경'은 난해하므로, 한자 번역을 시도한 누군가(현장 이전의 구마라집) 뭔가 달콤한 문구가 필요하다고 여겼을 겁니다. 저는 깨달음(正覺)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일체고액'과 같은 기막힌 일은 일어나지 않더라는 얘기입니다. 이는, 석가세존의 말씀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세속적이고 환상적, 혹세무민의 문구인 것입니다.

'도일체고액', 그것은 연기법 이치로 봐도 '맞지 않는 말'입니다. 연기법의 본질은 '고통이 없는 기쁨과 즐거움은 없다' 란 말씀인데, 위에 등산(산행)의 예에서 보듯이, 오르막(고통, 땀)이 있어야 비로소 정상 정복의 희열과 기쁨, 상쾌함이 있는 것입니다. 산행을 하면서 오르막(고통)이 없기를 바란다면? 열심히 일하고 땀 흘린 고통이 나중에 기쁨과 보람 그리고 행복감의 원천인 것인데, 땀은 안 흘리고 기쁨만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무슨 터무니없는 망상인가? 열심히 공부(고통)한 댓가가 좋은 직장이고 출세이거늘, 공부는 안 하고 출세(또는 좋은 성적)만 바란다고라? 이처럼 이치에 맞지 않는 바램, 모순된 글귀가 다름 아닌 '반야심경'에 끼워넣은 '도일체고액' 이란 문구인 것입니다. 그 군더더기 글귀는 지워내야 비로소 석가세존의 말씀을 담은 깨끗한 경전이 되는 것입니다.

설령, 희귀하게 깨달음을 얻은 누군가 '도일체고액'을 했다 하더라도(=현실적으론 불가능) 그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통(땀 흘림)을 겪음으로써만 비로소 '휴식(=삶)의 기쁨'을 얻는 까닭입니다. 道를 닦아서 도통을 했어도 삶의 고통이란 끊임없이 따라붙는 것이며, 그런 모습이 정상(正常)인 것입니다.

단지, 삶에서 닥치는 '너무 힘든 고통'은 (감기 치료의 원칙과 같이) 피해야 하므로, 그때는 온갖 수단을 다해서라도 고통을 좀 덜어야 합니다. 그때 '연기법'이 적절히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마음을 돌려먹고, 더 힘든 일에 비춰봄으로써)고 말씀드리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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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a) '고통이 없다' 란 말은 의식이 끊어져서 죽은 사람한테나 가능한 것이다, 설사, 도를 닦고 해탈(解脫)을 했더라도, 다시  속세로 돌아와서 세상살이에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빠른 물살에 사는 물고기는 끊임없이 지느러미를 움직여야 제자리를 지키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끊임없이 힘든 지느러미 짓을 해내며 살아가야만 합니다. 물고기가 '지느러미짓'을 안하면, 거센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 버리는 이치와 같습니다.

(b) '25.10.16일 아침 TV장면: 의수(가짜 팔)를 피실험자의 몸통에 진짜처럼 붙인 다음, 책상 위에 팔을 올려 놓았습니다. 옆에 있던 실험자가 망치를 들고 그 팔의 손등을 내려치니까, 피실험자(의수 착용자)는 "아야!" 하며 소리지르면서 깜짝 놀라는 장면입니다. '자기 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 손이 망치로 때려맞은 듯(착각하여)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 것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도 느끼고 있는 (고통) 감각이란 것입니다. 그 반대되는 기쁨의 감정 또한 헛것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지요? 사실로 알았던 일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가짜를 진짜처럼 느끼더라; 환상이지요. (반대로, 진짜를 가짜처럼 느끼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세 살 이후, 우리의 두뇌 속에는 '뭣은 뭐다'라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아주 완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사실이 아닌 데도 마치 사실처럼 여기면서 (가짜 내지는 과도한)고통을 느끼면서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 부분(인지과학)을 좀 더 탐구하여, 일상의 삶에서 우리들이 얼마나 (가짜)고통에 괴로워하며 살고 있는지를 밝히보겠습니다. 석가세존의 연기법(色卽是空 空卽是色)이나 화엄경의 '一切唯心造'를 현대 '인지과학'과 연결시킴으로서, 그 진리(의 범용성과 실용성)를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