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층간소음'이 주는 깨달음

참 나 2022. 11. 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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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윗층 할머니가 내는 '발망치질' 소리에 심기(心氣)가 불편해 졌습니다.

아침 7시 경 부터 30분 가량, 아마 식사 준비를 하는 모양인데, '콩콩콩콩' 거리며

바쁘게 주방에서 대 여섯 발자국을 이동하는 소리;

이미 7~8개월 전에 "소리가 안나게 해달라"는 메모쪽지를 전달했고, 이에 대하여 며칠 후,

"출근 준비하느라 그러는데 어쩔 수 없다, 조심은 하고 있는데 너무 한다"라는 항의성 답장이 왔으렷다...

 

근래 잠잠한가 싶던 발망치질 소리가 다시 신경을 자극합니다. 또 들릴거라 예견했던 일이지요.

이런 경우에, 석가모니 부처님,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이런 고통을) 넘겼을까?

형제의 잘못에 대해서, "내가 일곱 번을 용서해야 하리까?" 라는 질문을 받자, 예수 가라사대,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을 용서하라"고 하였으니, 보나마나 참고 넘어갔을겁니다.

어떻게 참았을까?

 

속세와 영합해 타락해 버린 불교/참선, 기독교/가톨릭, 힌두교, 이슬람, 명상비법 등,

세상의 종교, 수행법이 이런 생활고통과 번민에 대하여 대답을 못내놓는다면...그것은 뭐가 되는가? 

'반야심경'에서 말한, '삶의 모든 고통을 극복했다' (도일체고액)라는 말도 공연한 말씀일 뿐이로다,

도인은 여기서 물러설 수 없으니, 반드시 해답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석가모니 부처; '마음을 돌려 먹으라' 하였은 즉, 그것은 부처의 '연기법'이다,

성인이 말씀한 '사랑과 자비'는 그 에센스(골간)입니다.

사랑과 자비는 글자와 내용(맥락)이 다른 것이요, 여느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심오한 뜻입니다. 

우리가 아는 사랑이 아니라, '지고의 사랑'(supreme love)이며, 이것은 '연기법' 말씀인 것이다, 

'삶의 고통'을 해결하는 성인의 말씀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이하는 그 설명입니다.

 

도인(道人)이라면 마땅히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 노인네의 발망치질 소리(고통)가 없다면,

나는 일상에서, 도(道) 닦는 중요한 재료를 놓치는 것이다,

 

흔히, 나를 힘들게 하는 그것만 없다면 살만 할텐데...라고 말합니다.

그것만 없다면 행복할텐데 라고라?

행복하다면 이제 다른 것은 필요치 않을 터이다; 이로써 나는 현실에 안주합니다. 

그러구러 잠시 지내노라면 또 다른 고통,고민거리가 스멀스멀 나타나겠지요. 

이로써, 짧았던 그 행복은 사라지고 다른 번민이 시작됩니다.

따라서, 고통과 불안, 고민과 번민의 수레바퀴에서 (근본적으로)벗어나는 방법,

그 테크닉을 가져야 할 터인데...이런 바램을 갖는 것이 도인의 태도입니다. 

 

'행복한 삶'은, 아이러니 하게도 도(道)닦는 사람에게는 성장의 멈춤, 타락의 시작이다, 

더 이상 '도닦을 일'이 없는 편안하고 안온한 삶이 계속되면 그것은 타락의 시작입니다,

더 이상 삶의 열정과 치열한 탐구를 멈추게 된다,

재료 즉, 삶의 고통이 없다면, 인간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라이벌 맞수가 사라지면 나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

게을러지고, 일상의 훈련에 꾀를 부리면서, 실력과 기량은 나날이 줄어듭니다.

라이벌, 맞수는 없어야 할 이물질이 아니요, 적으로 치부할 것도 아니로다,

힘들어도, 같이 성장하는 것이다. '쓴 것'을 어떻게 삼키느냐, 여기서 큰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것이다.

 

윗 집 할머니! 내일 아침에도 발망치질을 계속 하셔라. 단지,

내가 깜짝 깜짝 놀랄만큼 큰 소리만 나지 않도록 해 주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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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의 예와 마찬가지로, 이로써 일상으로 맞이했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밥먹고 잠자고 직장생활을 하고 쉬고...평범하고 나른한 삶은 없다! 삶은, 그런 따분한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생존' 을 위한 치열한 두뇌싸움의 장(場)이다.  하여,

온갖 지략(知略)과 수단이 매일 동원되어야 하는, 잠시도 방심해선 안되는 치열한 생존의 싸움터 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