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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람들은 소아(小我)니 대아(大我)니 하는 말들을 잘한다. 그러나 나는 이 한계를 잘 알 수가 없다. 소아나 대아나 공통된 점이 많은 것 같고, 그 차이점이 얼른 눈에 안 띄는 것이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소아요, 어디까지가 대아인가 하는 의문이 없지 않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소아도 될 수 있고, 대아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백두산족에게 告함, p52, 권태훈, 정신세계사, 1989 -
윗 글은 1984년 김정빈의 장편선도소설(長篇仙道小說) '丹'의 주인공으로 유명세를 탔던, 봉우 권태훈翁의 고백입니다. 소라테스가 인용했던, 고대 그리스 델파이 아폴로 신전의 명문, '너 자신을 알라'를 비롯하여, 이런 류(類)의 글은 넘칩니다. 그런데, 그게 과연 '무슨 말'인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신계(단전호흡)의 고수라 해도 '깨달음', 이 부분에는 깜깜했던 게로구나 하여 이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소아(小我)'란 것은 일상적으로 쓰는 그냥 '나' 라고 하는 말이니 어렵지 않다, 이를 학문적으로는 자아(自我), 또는 에고( I, ego, self)라고 말합니다. 이 밖에, 나와 동일시(同一視)하는 것들이 있으니, 즉 나와 관련된 것들이 '나' 일 수가 있습니다. 다름아닌, 내 이름과 얼굴, 내 가족과 집, 내 소유물, 나의 말과 글, 내 실력, 내 의견도 나의 연장(延長)으로여깁니다. 따라서, 누가 여기에 손을 댄다, 흠집을 낸다, 토를 달면 나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해서 불끈 화를 냅니다. 이런 걸 모르고 쉽게 접근했다가 큰 곤욕을 치르는 일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얘기일 겁니다. 그 다음,
'대아(大我)'란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지만, '하나님' 이라는 것이 바로 대아(大我)입니다. 왜 대아(大我, 큰 나) 라고 하였을까? 그것은 '너와 나, 우리 모두는 다 같은 하나님(=God, I Am)' 이기에 그렇다, 누구한테나 마찬가지로 '두 개의 나'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소아(자아)요, 다른 하나는 대아(=하나님)다,
'대아'는, 소아가 하는 일상의 경영을 수동적으로 지켜보는 '심층 의식(意識,consciousness)'을 말합니다. 그 '심층 의식' 이 먹통이 되면 '식물인간(coma)'이 되었다 라고 하는, 바로 그것(suchness)입니다. '대아'는 第8識 (=아뢰야식, 영성, 인체 5感, 6, 7感을 넘어선 최심층의식, 뭍 생명체의 공통의식) 이다, 양파껍질 처럼 까고 또 까고...해 나가다 맨 마지막으로 남는 그것은 의식체 '하나님'이다,
'시천주'(侍天主; 시천주 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지기금지원위대강)라는 주문(呪文)이 있는 데, 이는 '우리들 안에 천주, 즉 하나님을 모시고...' 란 뜻입니다. 사람 뿐 만이 아니라, 뭍 생명체들은 '모두 다'하나님(영성)을 모시고 있다, 이를 올바르게 표현하면, '모든 생명체는 하나님이 육화(肉化)한 존재들이로다' 동물, 식물, 물고기나 곤충을 막론하고, 생명체에는 '공통된 의식'이란 게 있음을 깨닫고; 나와 너 뿐만 아니라 모두가 똑같이 공유하는 의식이 있으니, 그것을 가르켜 '대아'라고 하였다, 이는 소아(자아)가 온 우주로 크게 확장되었다 라는 뜻이니 심오한 얘기인 것입니
모든 생명체의 공통점(=교집합), 그 한 가지(=영성)를 지칭하여, 예로부터 하나임 또는 '하나님'이라고 여겨왔던 것이다. 종교단체가 지어 낸 공상소설같은 인격신으로서의 하나님, 저 푸른하늘 어딘가에서 허연수염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은 순 거짓말이니 혹세무민(惑世誣民)이로다,
'소아'는 다 들 안다고 할지라도, '대아'는 깨달은 사람 만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이 말은 '너 자신이 곧 하나님' 임을 알라 는 말입니다. 원작자도 이걸 말했을 겁니다.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안에서 '의식'으로 증명되는 하나님(=영성),고정관념, 선입견, 세상살이 가치판단에 물들기 이전(以前)의 상태, 즉 태어나서 세 살 무렵까지의 '나'는,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 이런 경지를 '삼척동자'라고 하여, '밝다(明)'라고 하였으되, 속세에 물든 세 살 이후는 '어둡다(暗)'라고 하였으니; 시지불견 청지불문(視之不見 聽之不聞)* 이로다,
대아(=진아眞我 = '참 나')를 알면, 소아란 것은 '가짜 나'(=가아假我)란 말이니, 입고 벗는 옷에다 비유한다. 빨아서 새 것처럼입을 수 있다, 즉, '나(小我)'는 얼마든지 '새로워 질 수 있는 대상'이므로 마땅히 그리해야만 한다, 이게 바로 '너 자신을 알라'며 손가락을 펴서 가리킨 (=직지直指) 부분이다, 그리하여, 나날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라(日新又日新), 이로써 지나가 버린 '나' 는 더 이상 '나' 가 아니니라! 믿음(信)생활, 수도(修道), 영성공부는 모두 다 이 지점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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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소아, 대아 는 '소인배, 대인배' 하고는 차원(次元)이 다른 말이다. 서두에서 인용한 글의 저자는 이 차이를 몰랐다. 2. 시지불견 청지불문*(視之不見 聽之不聞: 봤어도 무엇인지 모르고, 들었어도 뭔 소린지 모른다) 이 말은 고정관념과 선입견 으로 먹통이 된 사람들을 가르키는 겁니다. 이 글을 읽었다 해도 뭔 소린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저 역시도 깨닫기 전 까지는 몰랐으니...)
사도행전(Acts) 28: 26~27은 역시나 같은 말을 전합니다. 즉, '진리의 지향점은 하나'이므로, 누가 말해도 같을 수 밖에 없다)
You will be ever hearing but never understanding; 너희는 듣는다 해도 결코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요, you will be ever seeing but never perceiving. 너희는 본다 해도 결코 알아차리지는 못할 것이다, For this people's heart has become calloused; 왜냐하면, 너희들 마음은 이미 돌덩어리(=고정관념)로 굳어 있기 때문이니라.
■ '대아(大我)'를 의미하는 다른 단어들:
하나님/하느님, 하늘나라(heaven), 天主, 主님,
진아(眞我), '참 나', 깨달음, 전지전능(全知全能), 신명(神明), 영혼(靈魂), 제8(아뢰야)식
도(道), 海印, 大同, 本性, 性(佛), 직지심체(直指心體), 너 자신을 알라, 있는 그대로 봄, 순수/청정, 이 뭣꼬,
삼척동자, 생명체 공통의식, 밝음(빛/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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