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치행위란 파당과 세력다툼

참 나 2019. 9. 8. 13:32

I.

1590년 통신사 황윤길, 부사 김성일을 왜국에 보내어 그곳 동향을 살피도록 했다. 이듬해 돌아온 두 사람은 

상반된 보고를 하였다. 정사 황윤길은 왜국이 전쟁 준비에 한창이니 그들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고,

부사 김성일은 도요토미의 인물됨이 보잘 것 없고, 군사준비가 있음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전쟁에 대비하는 것은

민심만 혼란스럽게 (=흉흉하게) 할 뿐이라고 했다.

이로써 동인, 서인은 정치적 대결 양상으로 치달았고, 당시 동인의 세력이 우세했던 까닭에 김성일의 주장대로 

전란에 대비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조가 구상했던, 당파중심의 신권(臣權)정치는 근대 정치 형태인 '의회정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반이었으나,  

일본의 침략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은 그 한계성을 드러낸 것이었다.

<조선왕조실록> pp.226~227 박영규 지음, 들녘출판사 1996 


II.

정사 황윤길의 복명은, "앞으로 반드시 병화가 있을 것으로 아뢰나이다"

부사 김성일은, "그러한 정상 같이 보이지 않사오니 걱정할 것 없나이다"

하는 것이었고, 선조로부터 히데요시의 용모는 어떻더냐는 하문에 대하여 황윤길은,

"그 눈에 광채가 있고 담략이 남달라 보이더이다" 하였고

김성일은 "그 눈이 쥐와 같고 생김새도 변변치 못하니 두려울 것이 못 되는가 하옵니다" 하였다.

아무튼 선조 이하 제신들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좋을지 몰라 하는데, 김성일과 동문인 유성룡은,

"설령 히데요시가 쳐들어온다 하여도 두려워 할 것이 없을 듯 하옵니다" 하여, 인식 부족인 일시적인 위안의 말을 하였다.

아무리 당쟁이 심한 때 이기로서니, 국가(존망)의 중대한 일에 당색을 띠고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 조선왕조사> pp316~317, 윤태영,구소청,교양국사연구회 엮음, 청아출판사 1998


III.

조정은 파당 싸움으로 들끓고 (선조)임금은  후궁에만 빠져 있으니, 이것을 보다 못해 이율곡은 사직소를 올리고 

벼슬을 떠나, 강릉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뜻있는 선비들은 조정의 어지러움을 탄하게 되었다. 

율곡 이이마저 떠난 조정은 동서 붕당의 싸움터가 되었다. 율곡 이이는 다음과 같은 진언을 하였다.

"전하, 이제는 사람이 하나 있으면 동인이 되든지, 서인이 되든지 해야만, 관직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깊이 통촉해

주시옵소서"  12월에 병조판서가 된 이율곡은 10만 양병설을 임금에게 상주하였다.

도승지 유성룡이 반박하여, 절대 불가하다고 임금에게 아뢰었다.

"지금 국가가 무사한데, 양병을 한다는 것을 화를 길러내는 일이옵니다"

나중에 율곡이 죽은 지 8년 만에,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그때서야 깨우친 유성룡은 "이율곡은 참으로 성인이다" 라고

탄식하였다 한다. <이야기한국사> pp336~338 교양국사연구회, 청아출판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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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한다, 이웃나라로 부터 침략을 당한다, 이런 게 바로 정파, 계파정치의 폐단이니, 경계해야 합니다.  

조국 청문회를 둘러싸고 민주당, 한국당의 주장들이 위에 사례로 든, 황윤길과 김성일의 판박이란 생각입니다. 

사실(fact)은 나중이니까 그렇다 치고, 우선은 말싸움에서 내가 이겨 보여야 한다, 그로써 당파(정당)에서 자신의

공로가 인정된다, 내가 피투성이가 될 수록, 그 공로는 인정을 해 주겠지 라는 (빌어먹을) 믿음도 작동할 터이다,

다음 공천에 눈도장을 기약하는 일이다.


정파, 계파에 충성하느라, 영혼을 파는 이런 자들을 유권자들이 가려내지 못한다면, 국가사회와 더불어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더라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이란 책 제목도 이해가 됩니다. 

 국회의원들이 영혼팔이를 하며 앞장서서 알량한 삶을 구걸하는 현실도 충분히 목격했다. 

이런 패거리, 엉터리 정치시스템으론 나라가 잘 될 리가 없다, 개혁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정치인을 욕하는 것은, 결코 그들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박근혜가 국정농단을 하건 말건 죄다 '오불관언'이고, 계파/당파 이익을 위해서는 말해야 할 때도 입을 다문다,  

그와 반대로 말 같지도 않은 말로 흥분해서 입에 게거품을 문다, 살펴 보건데, 남녀, 직위를 불문하고 그런다,  


SNS, 카페에서도 정치판과 같은 일들이 매일 벌어집니다. 

맞고 틀리는 것, 옳고 그른 것은 그들은 관심이 없다, 우리 편이 말한 것은 무조건 공감하고, 아닌 것은 죽여라

하고 돌팔매질을 해 댄다.  같은 고향, 동창, 패거리 집단은 내 편이므로 무조건 밀어줘야 내 입지가 살아난다,   

이 자(者)들이 어찌 이 사회의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으며, 설사 그런다 한들 어느누가 귀기울여 듣겠는가


이는, 너 댓살 어린 얘들도 아는 얘기다, 

'현실'이라 부르는 이 똥물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의식과 행태가 우려스럽다,   

옳은 것은 옳은 것, 잘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때, 비로소 '어른'인 것이다. 

우리사회는 윗물이 흐리다, 아랫 물도 흐리다, 좌도 흐리고 우도 흐리다. '헬조선'이란 말이 괜한 얘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양심, 정의는 아직 살아 숨쉬고 있다 (윤 검찰총장, 최 동양대총장...) 

파렴치로 일가(一家)를 이룬 조국, 그의 청문회는 이 사회의 양심과 정의를 묻고 있다, 과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를 만들려는 것인지, 문대통령이 자기 무덤을 팔 것인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