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할 때,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이 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딱 그 얘기만 하고 끝내라, 다른 얘기는 일체 꺼내지 말라'
오늘, 설날 아침 TV '아침마당'에서 나왔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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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이란 게 그렇게 절제할 수 있는 거라면, 또 그렇게 현명한 사람이라면,
애당초 싸움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그 말도 맞다, 암튼,
어떤 얘기가 되었든지 칼로 긋듯이 경계가 분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피차 알고 있으면 도움은 될 겁니다.
가령, 배우자가 책잡힐 일을 했을 경우, 그 얘기만 꺼내면 좋을텐데, 과거 오만 가지 것을 다 결부시켜서
배우자를 꼼짝 못하게 합니다. 당하는 사람은 점점 궁지에 몰리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지경이 됩니다.
감정이 폭발해서 큰 소리가 나고,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을 하면서 대판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게 미련한 짓임이 분명한데도 (나쁜 감정이 쌓이다 보니) 그런 짓을 벌입니다.
이걸 막기 위해서 '딱 그 얘기만 하라'는 조언을 하는 겁니다.
과거사를 시시콜콜 들추어 내는 이유는, '딱 그 얘기'만 해서는 내용이 빈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과거에 했던 나쁜 사례를 일일이(가급적 자세히) 늘어놓고, '내 말이 맞지?' 라며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겁니다.
많이 늘어놓을 수록 내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인데, 어떻게 '딱 그 말만' 하고 그칠 수가 있겠습니까?
기실은 지금, 감정이 상해서 배우자의 아픈 곳을 골라서 후벼 파는 중이다, 즉, 이미 맛이 간 상태입니다,
배우자가 전쟁을 걸어 온 상태이므로 백약이 무효입니다. 잠자코 항복하던가, 한바탕 전쟁을 치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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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살짝 지적만 해 줘도, 금방 알아듣습니다. 그 상황과 자기감정을 수습하려고 듭니다.
모르는 사람이 '끝장을 보자'며 들러붙습니다. 일단락되었는데도 이내 또 뒷 말을 답니다. 미숙한 짓입니다.
부인들은, 남편을 이겨서 지배하겠다는 것보다는, 자기 말이 정당하니 좀 들으라...는 뜻이다,
이 미묘한 차이점을 모르는 남편은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면서 남자들끼리 하듯 폭력을 행사합니다.
'夫婦相敬如賓客'(부부상경여빈객: 부부는 마치 손님을 대하듯 늘 서로 조심해야 한다, 小學)
집에선 스트레스 없이 편해야 한다...? 환상이지요. 그리 살았다간 얼마 못가서 부부싸움을 해야 할 겁니다.
양치질 물은 세면대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뱉어라, 소변 볼 때는 양변기에 앉던가 최대한 접근해서
사방에 오물이 튀지 않게 하라, 빨래를 내 놓을 때는 양말,내복,옷가지는 잘 펴고, 지퍼는 잠가서,
정확한 위치에 갖다 놓으라, 집 안에서는 일체의 소음을 적게하라...!
이렇게 서로 조심하는 것은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한테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삼가하는 것이다.
p/s
'화성 남자, 금성 여자'란 말 처럼, 남자(陽)와 여자(陰)는 입장이 다르므로 대화의 맥락이 다르다,
그러나, 그런 것까지 다 헤아릴 수는 없다, 조심하면서 지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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