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인심유위(人心惟危)하니 정치얘기는 하지 말라

참 나 2019. 1. 30. 14:02

도올 선생은, 비움의 극치인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 반대되는 채움의 극치인 '식견'(識見)은 있는 사람이다. 

동서고금의 온갖 종교, 철학을 얘기하지만, 정작 자신의 핵심사상(brand)은 없다, 많은 지식을 전해 주니 상품으로 

치자면, 자기 브랜드 없는 '백화점' 같은 존재다. 없긴 왜 없냐...?고 반박한다면, 그럼 '도올사상'이란게 뭔가?  


그런 도올이지만, '한국사회는 이미 다원사회(多元社會)'라고 말했다. 잘 짚어낸 말인데, 그 뜻은 다음과 같다.

우리사회의 현실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抑佛崇儒나 崇佛抑儒도 아니요, 개발독재의 논리와도 다르다, 지금은 모든

종교가 자유다, 좌익과 우익, 보수와 진보 어느 한 쪽이  지배하는 사회도 아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은 "김대중은

빨갱이야"라는 말을 김영삼 전대통령이 했다는 것이다. 매스콤 기사다.  빨갱이(세력)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사회다, 더구나 전라도와 경상도의 어느 쪽도 지배(정치)세력이 아니다, 


이것이 이른바 '다원사회'인데, 

다원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얘기를 함부로 하지 못한다. 어느 칼에 목이 뎅그덩 날아갈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만요슈(萬葉集)가 그토록 애매하게(일본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그 해석을 못하고 있다), 이중적인 의미로, 씌여졌으리라. 

당시, 7세기 상황은 고구려,신라,백제 사람이 일본을 지배했다고 하지 않는가?  '다원사회'였던 것이다. 

이영희 교수는 히도쯔(첫째), 후다쯔(둘째), 미쯔(셋째), 요쯔(넷째)...하는 말이 고구려 말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 다원사회에서, 말을 좀 해야겠다 라고 주접을 떠는 사람은, 기름을 들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처럼 어리석다.

당신의 정치얘기에 흔쾌히 동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가족 중에서도 없다, 분란을 일으킬려고 작정했다면

모를까.  각종 '모임'의 목적은 친목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정치얘기는 그 '친목'을 해친다. 갈등과 분열만을 키운다.  

물론, 정치얘기가 공론화된 장에서는 자유다, 그러하니 때와 장소를 잘 가려서 정치얘기를 하라...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는 이제 더 이상 하나의 가치관을 추구하지 않는다, 모든 말이 다 맞다, 개나 소나 다 맞는 말을 한다, 

그런데, 그런 주장과 대립양상들이 아주 극렬하다, 


일례로, 6.25 전쟁이 났을 때, 그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총을 들고나서 죽이려고 한 것은, 쳐들어온 빨갱이가 아니라

자기 이웃이었다고 한다. (좌익과 우익 간의 대립과 반목, 갈등) 평소에 그 이웃과 쌓인 악감정이 죽여버릴 만큼 극렬

했다는 뜻이다. 이런 것을 안다면 정치얘기를 함부로 꺼내고, 상대의 동조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를 

알 수 있으리라.  정치얘기는 종교얘기 보다 더 위태롭다. 신문에서 보는 것처럼, 처음 대하는 사람과 술을 먹다가

싸움이 벌어져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무섭다(人心惟危),  어제 보니까, 네 살 먹은 손주 놈이 지 맘대로 안 해줬다고 식식거리더라.

(화가날 때 정말로 '식~식 거리는 숨소리가 난다는 것을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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