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지금 온갖 것들이 뒤짚히고 무너집니다

참 나 2005. 2. 3. 10:26

동아일보 A5면: '뭐하는 짓? 재밌는 짓!  어른 눈엔 무의미한 행위지만 마니아층 북적..."내가 즐거우면 가치있어" 라는 제하에 '펜 돌리기, 지하철 시체놀이' 사진과 함께 한 면 가득 관련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무의미한 일...무가치한 짓...쓸데없는 일...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임을 얘기하면서 익명인의 집합인 인터넷에서는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에 독특하고 튀어 보이려는 아이디어가 자꾸 나온다'고 합니다. '차별화' 란 것도 대중이 공감하니 유행하는 것이겠지요?

다른 생각도 해 봅니다. 이제까지 세상에서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란 것이 이렇듯 수 많은 무의미한 짓거리들을 배경으로 하여 주목을 받았던 것 아닌가.  한 때, 의미 없는 짓, 배경에 불과했던 일 들도 이제 차례(?)가 돌아와서 나도 한 몫 하려는 현상이 아닐런지요. 쥐 구멍에도 볕들날 있다...? 혹시 진, 선, 미...절대가치의 반대 편에 있는 것들이 죄다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까요?

얼마 전엔 양배추 인형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쁘고 귀여운 것만 인형이냐?  이젠 밉고 못 생겨서 인기다...애완동물로는 징거러운 이구아나, 뱀, 온갖 파충류가 인기랍니다. 무릎이 헤져서 너덜거리는 청바지를 최신패션 이라고 입고 활보합니다. 게이나 레즈비언도 커밍아웃 할 뿐만 아니라 인기도 좋습니다. 오늘날 대학로에서는 월경 페스티발을 하는가 하면, 버자이너 모놀로그라 하여 감히(?) 여성의 음부가 하곺은 말를 노골적으로 떠들어 댑니다. 

위로는 나라의 지존(?)인 대통령이 비리와 부적절한 통치행위로 두 명씩이나 구속을 당하는 불행한 일을 목격했고... 권력 엘리트들 또한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수 없는 전과자 대열에 오르고 있습니다. 재벌회장, 종교인 지도자, 목회자, 교육공무원/교장... 또한 예외없이 부정과 비리, 매관매직에 가담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나라에 어른이 없다는 말이 나온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세상 모습을 마이크로필름에 담고 타임캪슐을 만들어 한 백년 후에 보자고 땅 속 깊이 파묻는 짓을 너도 나도 유행처럼 하기도 하고 오랜 전통의 호주제가 도마 위에 올라 폐지하자고 난리 입니다. 산자부 장관을 지내고 유한대 석좌교수이신 김영호씨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거의 모든 과거의 패러다임(paradigm, 規準, 틀...) 이 무력화된 시대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지도 않은 시점이다" .라고 했답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는 뜻이 겠지요. 예를 들자면 한도 없겠습니다만, 윗 것이 아래 되고 아래 것이 위로 가며...안 쪽이 바깥 쪽이 되니...바야흐로 세상 판도 즉 패러다임이 뒤집힌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천지개벽과 같은 일을 매일 목격하면서 감각조차 마비된 채 격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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