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남과 여, 화법이 다르다

참 나 2006. 10. 30. 14:22

남과 여, 부부간의 대화법이 이렇게 다릅니다.

(2주 후쯤 집 안에 뭔 행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외출 했던 남편이 주방 일을 하던 아내한테 말합니다)

 

"11일 날에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올려나?"

느닷없는 남편의 질문에 아내가 당황합니다.  몇 명이 올지 아직 모르고 있는 듯 합니다.

 

아내 대답,  "... # $ @ % ... "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아직 잘 모르겠다' 는 뜻으로 대충 해석한 남편 왈,

 

"정확한 것은 전화를 해 봐야 알겠구만..."

이번에는 아내의 말이 좀 더 길어 집니다"   "... * & $ # @ ! ~ ^... "

 

내가 한 말과 관련없는 말들을 합니다 (뭐라 했는지 기억도 안 남). 

아내가 뭔가 오해했나 싶어서, " 나는  ~ 라고 말했다고..."  라며 했던 말을 반복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욕인지 뭔지도 모를,

" 에이 (우씨!),  말을... @#$%..." (정내미 떨어진다는 듯...)

 

참으로 황당한 일입니다. 

외출 후 집에 들어와서, 부담없는 대화를 하면서 피차 분위기도 부드럽게 해 보려니 한 것이 결과는 오히려 초긴장 분위기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당혹, 좌절감...그래서 한 참을 또 생각해 봅니다. 

(아! 완전 딴 세계에서 사는구나 ) '남과 여'...!

 

여자는... '대답과 결론' 보다는 '관련 상황설명...' 에 열심입니다. 자기 느낌과 기분/감정에 관한 사항들을 덧붙입니다.  말이 많아 지고 자칫 복잡해 보입니다. (당황하기라도 하면 통제불능...ㅋ)

 

남자는... 결론이 뭔가, 문제점과 해결방법이 뭔가, 그래서 예스냐 노냐, 기냐 아니냐...만 알고자 합니다.  될 수록 말수를 줄여서 문제점을 단순화시키려 합니다.  

 

남편이 아내한테 무엇을 물어 볼 경우, 그에 대한 간단한 대답을 원합니다.  그러나 부인은 자기 나름대로 질문의 속 뜻까지 해석(!)하고 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 놓습니다.  느낌과 감정등이 배어 납니다. 그런 내용이 부담스러운 남편은, 그 중에서 사실에 해당하는 내용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여기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겠습니까?  모두 자기한테 익숙하고 편한 말을 하고 있는데... 그리고선 '도무지 안 통한다' 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 공감코자 하는 것을 애써 빼 버리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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