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인과관계- 사건발생과 기상돌변

참 나 2006. 3. 18. 13:06

38년 전 쾌청한 어느 봄 날 오후, 학교에 갔다 온 나는 축대 밑의 뒷 방에서 책을 보다가 '쿵!' 하며 무언가 강하게 충돌하는 예사롭지 않은 소리를 듣는다. ...??? '이건 그냥 무시할 소리가 아니다...'

밖으로 나간 나는 경악할 상황을 목격한다. 바로 윗 집 3층 건물 벽으로 머리를 향한채 반쯤 기울어진 덤프트럭이 산더미 같은 공사장 흙을 집 앞 길가에 쏟아 부었다. '으휴...일단 우리 집은 안 부셔졌구나...'

덤프트럭의 문 짝이 열리는가 싶더니, 사고 낸 운전사가 그 흙더미 위로 혼절이라도 한 듯 고꾸라 지는 모습이 처절하다. 길 가장자리 배수로 위엔 얼굴도 모르는 서너 살 짜리 동네 남자 아이가 갈라진 배를 드러낸 채 자빠져 있다...한 쪽 팔은 어깨죽지 부터 잘라져 없어진 모습...그 때 느낌은 '사람 몸이란게 마치 두부와 같구나...'

이어 뛰쳐 나온 이웃 집 아줌마들이 울부짖듯 허우적 대며 흙더미 속에서 막내둥이를 부르고 찾는다...아이고 수범아...수범아... 몰려 든 동네 아저씨들의 고함소리도 들린다..."지태룡이를 잡아 죽여라!"... 사람들은 계속 몰려 든다.

달동네 하왕십리2동...백 여미터나 될까한 무학산 일명 맞봉산 기슭, 단골말에서의 대참사... 동네 마당에서 흙장난하던 세 명의 세살배기 남자아이들이 교회건물 신축공사장에서 파 낸 흙을 잔뜩 싣고 내려오던 덤프트럭에 치인, 날 벼락 같은 사건이었다. 건축주를 잡아 족치자며 흥분한 동네 아저씨들이 움직이고 모여 든 사람들이 웅성대기를 한 시간쯤 경과했으리라...어디서 나타났는지 신문사 기자인 듯 카메라 든 사람이 3층건물에 올라가 창가에 걸친채 사진을 찍어댄다...

이윽고 청명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무지막지한 폭우가 쏟아지며, 세찬 바람이 온 동네를 쓸어갈듯 몰아친다. 느닷없이 전깃 불마저 나가 버리니 동네가 깜깜해 진다. 사람들은 집 안에서 촛불을 켠 채 무서워하며 말들도 못한다.

그 날의 폭우 속에 앰블런스가 흙 속에 파 묻혔던 아이 시신 둘을 건져 갔는데 둘 다 목이 잘려 있었다고 한다. 그걸 안 싣고 가려 했다고도 하고...시신은 화장을 했는데 뭔 상황인지 목이 서로 바뀌었더란 얘기도 들렸다....

위 사건은 당시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사고가 난 후 별안간 돌풍이 불고 전기가 끊겨 동네가 전부 암흑천지로 변했다는 기사내용인데...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합니다. 사건에 이어지는 폭우, 돌풍, 정전과 같은 현상등은 뭔가 으시시한 느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요.

사고가 났기 때문에 하늘이 노해서 돌풍과 폭우가 쏟아 졌을까요?
아니면, 국부적인 폭우와 돌풍이 불기 전에 급격한 기압배치의 변화가 사람들의 집중력을 흐뜨러뜨리는 등의 대형참사와 같은 사고를 유발하게 되는 것일까요?

살펴보면, 대참사 혹은 경사가 있었을 경우에 반드시 폭우/돌풍, 무지개/채운등 하늘의 반응, 즉 기상돌변이 뒤따르는 것 같지는 같습니다. 아무리 처참한 사건이 발생했더라도 바람 한 점 없고 쾌청한 상태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와 반대로 폭우와 돌풍이 불 때는 그에 앞서 반드시 대형참사가 일어나더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 경우든 '반드시...' 는 아닌듯 하다.

그러나 무언가 상관관계는 있어 보입니다.
어느 쪽인가 하면, 기상돌변이 닥치기 전에는 그에 앞서 관련지역의 사람들 정신상태에 뭔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늘 정신을 흐뜨러뜨리지 않고 삿된 생각, 기운이 들지 않도록 마음단속을 잘 해야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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