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2

거기엔 감동이 없소이다

참 나 2005. 11. 15. 14:52

지금 책상 앞엔 P 사보 오피니언 칼럼 일상에서 유레카를... 제목의 글, 그리고 SNU 동창회보 의 광고면에는 대형 PAVV 화면을 팔짱 낀 채 감상하는 임 감독의 모습이 펼쳐져 있습니다.

유명인사의 칼럼...일상의 평범한 일도 (감수성을 갖고) 살펴보면 모든 것이 다 감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는 말씀을 보아도, 대형 LCD화면에 비친 장엄한 일출광경을 보더라도 거기엔 쓸만한 감동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어떻겠느냐?" 하는 말씀도 좋겠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오늘, 무엇을 이렇게 했다..." 하는 얘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식인,종교인 들이여...이제 말씀의 성찬은 그만 합시다. 오늘 내 집 앞에 쓰레기 한 점이 있길래... 늘 갖고 다니는 검정 비닐 봉지에 넣어 가지고 왔다 든지 하는...자신이 직접 실천한 내용 (實績)을 노래합시다.

지식인, 종교인들부터 허리를 굽히고 궂은 일을 솔선하면서 선진사회의 도래를 위하여 앞장 서야 할 때라고 봅니다. 서양의 누군가 그랬다지요? "내가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유치원때 다 배웠다" (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in kindergarten- Robert Fulghum) 라고.

생활 속에서의 감동...
그것은 자기 혁파 에서 오는 감동이 제격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구태의연한 자신의 말과 생각, 영양가 없는 습관을 혁파해 나갑시다. 삶의 주변 을 말끔히 정리,정돈 합시다. 청소의 생활화...

의복과 일상용품에 한 번 더 눈길, 손길을 줍니다. 얼룩제거용 왁스, 스프레이도 몇 개 사야 할 겁니다. 걸레와 쑤세미도 사다보면 몇 개 될 겁니다. 방 바닥, 서가, 장식장 뒤켠, TV... 가장 후미진 곳에 켜켜히 쌓인 먼지부터 걸레질을 합니다. 육중한 아파트 현관 문을 안 팎으로 닦고 光 을 내 봅니다. 꽤 힘듭니다... 화장실의 대형유리도 광을 내고 더럽혀진 비누받침도 긁어서 닦아 냅니다.

변기통도 안 팎으로 닦아 낼려면 기다란 브러쉬가 두어 개 필요할 겁니다. 곳곳에 안 보이던 얼룩들이, 찌든 때가, 떨어진 머리카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동차도 닦고 왁스 칠을 해 봅니다. 생활에서의 감동... 그것은 마땅히 주변의 정리정돈, 청소부터 시작해야 하겠지요?

일상의 용품들이 녹슨 것은 반짝이 로 다시 태어나고, 더럽고 냄새나는 것들은 본래의 온건한 모습으로 나를 반기게 되는 겁니다. 청소를 합니다만...기실 그것은 내 마음을 닦는 일 입니다! 귀하의 얼굴에선 빛이 나고, 집 안에는 서기가 어리게 될 겁니다. 없던 운수 라도 불러 들이는 겁니다. (조상 덕이 없다면, 내가 만들면 돼니...!)

새로운 나의 탄생...."日新 日新 又日新"... 그것 빼놓고 우리 일상사에 무슨 감동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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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태어남 이란 변화 이지요.

자기중심 없이 지꺼렸던 말과 행동을 혁파하고 자신의 모습을 다시 세우는 것이기에 새로 태어남 이란 힘든 것입니다. 그동안의 나 를 文字 그대로 죽여 없애는 일이니까요...(남을 죽이지 말고, 나를 죽여 없앤다...!!! 그것이 곧 변화 입니다) 내 식당의 메뉴판에 가짓수를 한 개 더 올리는 일 입니다.  '인내, 관용, 허용' 의 폭이 넓어집니다.

자기의 중심이 바로 서 있으면 남들과 굳이 싸우지 않고도 살 수 있습니다.

남이 뭐라고 하든 내가 예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뭐 그런가 보다...무심해 지거나 인정할 수 있는 여유... 그런즉, "사고의 다양성, 태도의 유연성은 최고의 인격 " 이라고 몽테뉴(16C 프랑스 철학자) 가 말했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