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넷, 대학졸업하는 큰 딸이 '휴가여행' 을 갔는데 아빠는 모르고 있습니다.
아침에 "얘가 어디 갔냐...?" 고 엄마한테 물었더니 그제사 대답을 해 줍니다. 이 경우, 아버지 입에선 뭐라고 큰소리가 날 법도 합니다. 맨날 같이 먹고 자고 하던 얘인데 '나가 죽던지 말던지(?)...' 부녀지간의 情이 고작 이런 모습이구나... 섭섭한 느낌도 듭니다. 반면...그 정도 나이라면 '자기신상' 을 자기가 알아서 하고 아버지한테는 일일이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도 있겠지요. (딸은 아버지를 대면하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 합니다...?)
자식의 신상을 늘 챙기며 '유대관계' 를 강조하는 집안, 자유방임하는 집안, 이도 저도 아닌 집안...이 있다고 봅니다. '아빠 허락없이 딸이 친구들과 함께 여름휴가 여행을 다녀왔다'
허락없이 외박을 하여 '아버지와의 情을 멀게 만들고, 존재와 권위' 를 무시했다고 생각하니 슬며시 화가 오를라고 합니다. 이제 자기 맘대로 하겠다...? 동생도 따라 하겠지요. 그러다 신상에 뭔 일이라도 생기면 뒷통수라도 맞은듯한 아버지는 '...家長, 보호자로서 무책임...' 하는 생각이 들고, 엄마와 한데 묶어서 집 안이 한 번 뒤집어 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용케 참아 지더군요. 딸 애 방문 틈으로 보니 어느새 돌아와서 누워있습니다. '잘 다녀왔다...' 얘기도 없고, 굳이 묻고 싶지도 않습니다. 지 애미도 보고시킬 엄두를 못내는 듯 합니다. 자식의 외박은 부모한테는 안 좋은 내용...야단을 맞거나 허락하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일도 애기를 안 하려 하는데 뭔 좋은 일이라고 찾아와서 사전허락을 구하겠습니까? 그러니 이젠 그렇게 내 버려 둘 겁니다. 심정적 '離巢' 입니다.
큰 딸애를 키우면서 '얘와는 뭔가 업보가 있구나...뭔 일이 늘 꼬여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심술꾼이 하나 있어서
꼬아 놓고 있는 듯도 싶습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이제 내가 이걸 풀어내야만 한다...더 이상 얽히게 만드는
짓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큰 딸애는 태어나서 다 자랄 때 까지 아빠와의 애틋한 정이 없습니다.
아빠를 두려워하고 자칫 캐 묻는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울음보' 를 터뜨렸습니다. 스킨
쉽도 기피합니다. 아빠와의 惡緣(?)이 행여 남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되지나
않았는지 염려됩니다. 나중에 결혼해서 남편한테 '싫은소리' 라도 듣게되면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예민해
할까봐 걱정됩니다.
어제 같은 경우, 만약 아빠가 자고 있는 애를 일으켜 세워서 야단이라도 쳤다면... 그렇지 않아도
소원한 관계가 더욱 더 멀어졌겠지요? '관계악화' 가 불을 보듯 뻔 합니다. 이는 필시 미욱한
짓이다...그러니 어떻게든 '참아야 한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없었던 일'로 된 것입니다.
'죄의식'... 인간관계에서 가장 해로운 것이 '죄의식' 이라고 합니다. 파괴력이 큰
만큼 아이들은 부모한테서, 주위로 부터, 죄의식을 자극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너 그럴 수 있냐...서 부터
못된 놈' 등등... 죄의식은 사람끼리 대면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고 합니다. 원만한 관계를
생각한다면 절대로 '죄의식' 을 자극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딸아이 한테 얘기를 해 주려 합니다. '앞으로 네 신상은 네가
알아서 하고 아빠한테는 일일이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 풀어 줍니다. 딸아이도 더 이상 아빠를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도록...
(p.s. 엄마가 아빠한테 전날 밤에라도 얘기를 해 줬다면 또 다른 얘기가 전개 되었겠지요?
딸
애는 엄마가 당연히 얘기했으려니 하고 편하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엄마의 애기가 없었던 문제...그런
닝닝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빠...도 할 말이 없을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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