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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말미에서는, 더 이상 위가 없는 최상의 주문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를 소개합니다. 그 뜻은 '가세 가세 넘어가세 저세상으로 넘어가세' 입니다. 어디로?
저세상으로 넘어가자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연기법 진리는 이 세상(차안, 속세)의 것이 아닙니다. 저세상(피안, 강 건너, 영계)의 것입니다. 이 세상(속세) 사람들은 제아무리 수도생활과 도(道)를 닦았다 해도 궁극의 낙처를 얻지 못합니다. 수도인(修道人)이든 아니든 모르기는 다 마찬가지로(=사실상 그렇습니다), 반야심경이 도대체 뭔 소리인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저세상(피안)의 얘기인 것입니다. 같은 뜻으로, 증산은 이 공부가 '판 밖의 공부'라고 했습니다. 이(세상) 판이 아니라 저(세상)판 이라는 뜻입니다. 증산은 해원 상생(解寃 相生)을 전하였으되, 그 핵심은 연기법과 같은 것이니, 연기법은 서로 반대되는 양극단의 '상보성'(complementarity: 고정관념, 선입견에서 비롯함)을 말한 것인데, 증산의 '인.의,예,지,신' 에 대한 정의(定義) 역시, 양극단 중의 한 편을 편애하지 아니한다(= 이쪽이 살면 그 반대 편도 살아야 한다; 반대 편을 죽여 없애는 것이 아님)는 말씀입니다. 예를들면,
▶불수편애편오 왈仁 ... 어느 한 쪽만을 편들어 좋아하거나, 미워하지 아니함(仁) ▶불수전시전비 왈義 ... 어느 한 쪽이, 네가 다 옳다 하거나, 네가 다 그르다 고 하지 않음(義) ▶불수전강전편 왈禮 ... 엄(嚴) 하기만 하거나, 편(便) 하기만 하는 것을 경계함(禮) ▶불수자총자명 왈智 ...지나친 총명이나 눈 밝음을 떠받들지 아니함(智) ▶불수남물남욕 왈信 ...지나치게 헤프거나 욕심부리는 것을 경계함(信)
그 사람이 과연 깨달음(정각)을 얻었나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몇 가지 있겠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첫 번째가 그 사람이 '죽음을 맛봤는가'를 진단해 보는 것입니다). 그런 일은, '깨달았음의 증거'로 충분치는 않아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p/s). '죽음을 맛봤다(taste death)'라는 말은 도마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으로 나오는데, 그것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그게 뭔지) 대번에 알 수 있는 전문용어입니다. 세상살이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저세상(=彼岸, 성경의 요단강)으로 건너가 본 그 기분, 그 맛이라니... 그러고도 다시 살아내야 합니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지요. 재생/부활의 낙처는, 육체 부활이 아니요 영적으로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아니라 일상의 우리에게 소용이 되어야 하므로 그렇습니다(=大學의 又日新).
'아제아제~'의 본체에 해당하는 연기법 진리는, 더 이상 위가 없는 최상의 진리 말씀입니다. 정각을 한 저는 그 지고(至高)의 진리를 옳게 깨우치고 받아들였으니, 더 이상 좌고우면, 노심초사할 이유가 없습니다. 무언가를 더 얻지 못하여 아등바등할 일도 없고, 그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반야심경(연기법)의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이해를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다 들 살려고 몸부림을 치는데, 반야심경은 그런 것을 다 내려놓고 저세상으로 건너가라고 하니, 그 말씀을 거부감없이 받아낸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그러나 이제, 오늘날 같은 난세에는 도(道)를 닦아야 산다고 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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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敎外別傳(교외별전), 不立文字(불립문자), 直指人心(직지인심) 見性成佛(견성성불)'...이 열 여섯 글자가 그것을 말해줍니다. 이는 수행자들의 전문용어입니다. 그 뜻은, 말이나 글만 가지고는 결코 '깨달음'을 얻게 할 수가 없도다. 말과 글은 필요조건이긴 해도 '충분조건'이 아니로다. 그릇(法器)이 되어있어야 하느니; 그 때가 언제일지는 스승도 자기자신도 알 수 없음이로다. 하여, 깨달음은 '얻어지는 것'이로다. 영어식으로는, He will be known(도마복음 영문 번역판)처럼 수동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즉, 어디에서 얻어진다? 바로 내 머릿속(=하늘/千, 직지인심)에서 구(求)하도록 하라;
'聲氣願禱성기원도 絶親見절친견 自性求子자성구자 降在爾腦강재이뇌' <三一神告삼일신고, 神訓신훈> 성기원도 '절친견'에서의 '絶'이란 글자는 must와 must not의 두 가지 번역이 있으나 '후자'의 뜻이 맞습니다. 소리 내어 기도하면 깨달음을 얻는다 로 해석하게 되면; 누구나 소리내어 기도만 하면 부처가 된다? 이는, 터무니없는 말(씀)이 됨으로 그릇된 해석입니다. '주문수도'에 빠지지 말라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 절친견'의 해석은, '소리내어 기도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결코 아니니(=絶), 깨달음은 네 본성으로부터 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하늘이 너의 머릿골 속에 내려와 있음이니라(=직지인심)' 이 대목은 깨달음(正覺)을 얻은 사람 만이 이해를 하고, 또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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