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침의 관계를 제대로 연구하려면 당연히 뇌를 알아야 했다.
나는 의학을 전공하지 않아 인간의 뇌를 잘 몰랐다. 그러나 뇌와 침의 관계를 밝히는 데 필요한 뇌 지식은 몇 달만 파면
될 것 같았다. 그날부터 대학원생. Post Dc.연구생 들과 함께 뇌 전문 서적을 붙들고 살았다.
나는 뇌-침구학을 주제로 미국 국립의료원(NIH)에 연구비를 신청했다. NIH는 내 연구 주제를 본 뒤 30여 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96년 침 연구를 시작하고 미국 과학원 회보에 논문을 발표할 때 까지는 소위 '침점'이라는 것을
철석같이 믿었다. 침점에 침을 놓으면 대뇌에서 그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이 활동하는 것을 fMRI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나의 연구결과가 98년 미국 과학원 회보에 실렸다.
NIH지원으로 연구를 본격화했다.
약 3~4년 동안 연구에 몰두한 결과, '침점'이라는 게 꼭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통증의 경우, 통증점에 침을 놓으면 뇌가 반응을 보일 때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때는 아무 곳에나 침을 놔도 통증이 가시기도 했다(!) 온 몸이 통증경혈인 셈이다.
2003년께 나는 미국 '양의(洋醫) 침학회'에서 그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연이 끝나자 침(針)에 혹해 있던 양의들이
내게 몰려들어 자신들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꼭 침점이 맞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다.
뇌와 침의 관계를 밝히려던 연구는 나를 또 다른 연구 방향으로 이끌었다. 뇌 영상에 관한 연구다.
21세기는 뇌의 시대라고 한다. 그런 연구를 할 기회가 내게 올 줄 몰랐다. 연구 인생 대부분을 인체 영상에 바친 내게
인체의 마지막 미지세계인 뇌 영상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중앙일보 2007.10.25, 조장희 가천의과학대 뇌과학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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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주파 침 치료기'로 몇 년동안 경혈자리를 찾아 낑낑대며 시술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나는,
경혈자리(침점)라는 게 얼마나 작은 것이며(0.5mm 이내), 찾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一見, 피부 위에 있는 '바늘 끝'처럼 작은 한 점입니다.
한의사, 침쟁이 들이 그렇게 '작은 점'을, 그것도 삼 백 개가 넘는 인체의 경혈자리를 정확히 찾아서
자침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애,어른, 남자와 여자, 사람마다 뼈대와 근육의 형상이 다른데,
순식간에 척 보고 정확한 침점을 짚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 입니다.
매일 침을 맞는다면, 그 때마다 침 놓는 자리가 조금씩 다르고, 침의 방향과 각도, 들어가는 깊이, 침을 꽂아
두는 시간 등은 그 때 그 때 다르게 된다, 정확한 경혈위치란 것도 한의사(침구사)마다 해석이 다를 터인데,
그들은 나름대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경혈자리 '근처 몇 Cm이내'를 찌르고 있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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