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N 윤범기 기자 "원시시대에도 결혼은 다 했잖아요. 요즘엔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게 아니라 아예 결혼을 못하는
세대가 등장했어요. '결혼불능세대'가 탄생한 거죠. 단군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결혼하기 힘든 세상을 온몸으로 나고 있는 36살 노총각 MBN 윤범기 기자가 책 '결혼불능세대'를 냈다.
신경림 시인은 시 '가난한 사랑 노래'에서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라고 물었지만 윤 기자는 "가난하면 결혼을
못한다" 며 극단적 진단을 내놓았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월세를 사는 상황이라면 결혼할 가망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현실은 생각보다 절망적이거든요."
윤 기자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된 건 본인과 가족, 친구들을 보면서였다. "명문대를 나오고 방송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도
결혼하기 힘듭니다. 집에 생활비를 보태줘야 하기 때문이죠."
가족과 친구들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저의 쌍둥이형은 한 달에 120만원을 버는 비정규직이고 큰형은 올해 39살인데 시험
준비를 하고 있어요. 둘 다 미혼입니다." 친한 동창모임에 10명이 있는데 아직 결혼 못한 친구들을 보니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헬스트레이너, 논술강사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더라는 것.
"결혼을 못하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 라고 진단했다. 결혼은 일자리, 부동산, 보육과 교육 등 전반적인
사회문제와 얽혀 있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의 많은 양이 정치현안 분석과 정책제언에 할애됐다. 결혼을
다루는 연애심리학 서적이라고 오해했다가 "낚였다"는 반응을 보인 독자도 많다고 귀띔했다.
"결혼은 우리 모두의 문제, 대한민국의 문제"라는 게 윤 기자의 주장이다.
"4명 중 2명은 결혼불능세대고 나머지 2명은 결혼해서 겨우 아이 하나를 낳는다고 가정했을 때 한 세대를 지날 때마다
인구는 4분의 1 이상으로 줄어들어요. 인구가 줄어들면 군대, 각종 산업 등 모든 사회기반이 무너집니다. 이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세대를 넘어서는 국가적인 문제예요."
자식 결혼문제로 부모세대의 고민도 무겁기에 결혼이 세대를 넘어서는 문제라는 걸 윤 기자는 절감한 적이 있다. 식당에서
책을 들고 나오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책제목만 보고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아들을 결혼시키려다 보니 1 억원은
있어야 되더라. 아들 둔 부모가 죄인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구청 이나 시청 강당을 무료로 개방해 공공예식장을 활성화하며 결혼비용을 줄이는 방안,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예산을 좀 더
투자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국가가 결혼부담을 적극적으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은 국가적 문제, 사회적 문제이기에 그는 해결책을 모색하며 "결국은 정치"라고 말한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 수 있는
주체는 정치권이란 것이다. 결혼 문제가 선거 때 등장해 공론화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책을 낸 시기도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가 됐다. "결정적인 권한이 있는 정치권이 개인 삶의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정치거든요.
정치인은 결혼하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권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그가 제시한 것은 '일자리 문제' 다. 비정규직의 철폐가 답이 아니라 처우를 개선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일자리가 영원할 수는 없으니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어도 살 만한 세상' 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기자는 정치권을 설득하기 위해 우선은 토론회나 북콘서트 등의 방법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계획을 전했다. 지난 15일
'북콘서트'를 열어 청년들과 대안을 모색했고 다음달 2일 두 번째 북콘서트를 연다. 청년정치인과의 만남도 활발히 할 계획이다.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수레에 책을 싣고 의원실을 다니며 '책 전달 서비스'를 할 구상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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