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얘기...
큰 딸은 대학 3년, 작은 딸은 고2 인데 둘 다 혈액형은 A (AO)입니다.
큰 애는 유아기때 너무 많이 울어서 (한 밤중이고 대낮이고) 잠에 예민한 아빠의 미움을 받고 자랐습니다. 반면에 작은 딸애는 이쁘고 귀엽기만 했지요.
어느 집이나 첫 째 애는 부모와의 갈등을 겪으며 자란다고 봅니다. 부모의 육아 경험부족이랄까. 막내아이쯤 되면 이제 부모로서의 경륜,연륜도 많아지니까 웬만한 것들은 대충 넘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참고: 아이가 아무 이유없이 울어제낄때는 울게 내버려 두라는 말도 있더군요...부모는 귀에 솜방망이를 틀어막아야...? )
두 달 전부터 큰 애, 작은 애가 서로 말을 안하고 지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데...동생이 언니한테 이런저런 상의도 없이 자기 멋대로(?) 결정하고, 옷도 사서 입고, 밤 12시 까지 친구 만나 돌아다니고 하지요. 아빠한테도 사전 상의 없습니다. 언니가 동생한테 저런 애는 버릇을 좀 고쳐놔야 한다...고 말하면 동생은 언니한테 자기 버릇이나 고치지...라고 대꾸합니다.
언니는 동생이 건방지다고 흥분합니다. 집 안에 누구하나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고... 뭘 상의하는 법도 없고...언니 옷을 입어 망가뜨리기도 하고...아빠는 이런 못된 애를 야단도 안치고 뭐하냐고 불만이지요. 아빠가 언니한테 뭐라고 얘기라고 할라치면 아빠는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반발합니다. 동생한테 관심을 기울이는 일은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반찬그릇을 왜 옮겨 놓느냐... 핏대를 올리기도 합니다.
언니는 동생을 어떻게 좀 휘어잡아 보려 하는데 동생입장에서는 그것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입니다. 언니는 그 동안엔 쭉 내가 먼저 말을 시키고 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그렇게 못해 주겠다...고 합니다. 어느 집에서는 싸워도 반나절을 채 넘기지 않는다...갑갑하고 답답해서 어떻게 그러고 지내느냐? 말하기도 하더군요.
서로 말을 안 하고 지낸다는 것...
직장이나 동호인 사회, 부부사이 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인간관계의 갈등...이지요.
잘 하고 잘 못한 것이 있는 경우라면 한 쪽이 사과하면 끝나지만, 피차간에 잘못한 것이 없을 때는 장기화...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쟤, 왜 저러지...?" 합니다.
서로의 관계를 규정함에 있어서 '견해가 다른 것' 입니다.
언니 (또는 선배)는 동생 (또는 후배)을 지배하려 하고 복종을 요구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웃기네... 내가 왜 사사건건 언니의 눈치를 살피며 살란 말인가? 물론 언니,동생 또는 선,후배 사이에서 질서는 존중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전자가 지나치게 구속하려 든다거나 후자의 기질이 쎈 경우라면 반발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하극상'... 아래에서 위를 치 받는다는 말입니다. 뭐 부지기수로 흔한 일입니다. 친하고 귀엽게 군다고 톡톡 치고 때리고...어쩌다 머리라도 건드릴라치면 정색을 하면서 "거 선배님...손버릇 참 안좋으시네요" 하면서 꾸지람도 받습니다.
얼굴이 벌개집니다. 선배가 후배로 부터 또는 친한 친구로 부터 어떤 지적이나 가르침(?)을 받고 나면 그 다음 부터는 서먹해 지고 거리감도 생기겠지요. 아니면 더 친해지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속이 좁은 사람은 '이 자식... 나중에 어디 한번 보자' 며 씩씩댈 것이고 '어, 그래? 그럼 내가 잘못했다... 고 즉석에서 사과의 악수를 한다면 그나마 잘 한 것일 겝니다. 사과는 빠를 수록 좋고 부부사이라면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는 반드시 풀어라는 말도 있더군요.
하극상은 치열한 싸움이고 '관계인식의 충돌' 입니다.
세월도 흐르고 하여 다시 살펴 보았더니 그게 아니더라...이제부터는 다른 관계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기존질서에 대한 반발이요 도전 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새로운 관계 (비젼)가 제시 되어야만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아빠건 엄마건 또는 주위사람이건 중재에 나선다면... '너희들 피차간에 누가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다. 그러니 앞으로 동생은... 언니가 간섭하고 지배하려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그리고 언니는... 동생이 멋대로 언니물건에 손대는 것이 싫다...등등의 쌍방의 구체적인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이를 피차간에 잘 이해하도록 하게하면 되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연히 미워하고 증오하며 몇 달씩 말을 안하고 지내는 것은 미련한 짓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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