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신산한 삶들, 쾌락추구와 생활습관병

참 나 2008. 4. 21. 13:16

 

#1. 오늘 아침. 

사무실 문을 빠꼼히 열더니만 동네 신문사 지국장 이란 분이... 'J일보 한 부만 구독해 달라' 며 처량하게 호소한다, 

'J 일보 안 봅니다!'  연민으로 응대를 했다간 '옳다꾸나' 하고 뭔가 빌미를 제공히기 십상이라, 군더더기 없이 단호하게

끊었으되 문전박대를 당한 그 분의 심정은 안 물어봐도 알 만하다...ㅠ  (피차 뭐 한 두 번 겪는 일도 아니지요?)
 
#2.  옆 건물에 새로 부임한 W은행 지점장이 또한 마찬가지...사무실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와선 거래를 종용하던 사람이다. 

 

#3.  내 조카 (40대) 는 자기 부서원들한테 자신들의 영업활동을 '앵벌이' 라 부른단다.

'앵벌이' 라고라.  지하철에서 환각제 먹고 승객을 상대로 노래, 나름대로의 혐오감을 내세워 물건을 파는 그 앵벌이.

그건 영업직에 대한 자부심은 눈꼽만치도 없는 자조적 표현이다. 만약 남이 그렇게 불렀어도 듣고만 있었을까?

(대저 영업이란, 고객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것은 사업이나 경영활동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대중이 필요치 않은 물건을

 만들거나 팔 수 있으랴?)

 

#4.  20대 한국의 남자는 여자보다 취업률이 떨어지고 있다. 비정규직은 스타일 구겨서 싫고, 아예 취직을 않겠단다. 

 

아, 신산한 삶들이여!
잠시 성장이 멈춘 듯한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들려오는 소식이라곤 도무지 시원한 일이 없어 보인다.  이런 시절에

그 무슨 법/질서, 윤리/도덕, 혹은 노블레스 오블리쥬...는 정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밖엔 안들릴 터이다.
 

오늘 한겨레신문 사설엔 '팽창하는 물질 속 풍요 속에서 영혼은 더욱 메마르고...' 운운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와 영혼이 메마르는 것이 어떤 관계람...?  그 보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하여 스스로 비하를 일삼고, '자아존중' 을

가질 수 없게 만드는 사회... 동냥질, 비럭질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일상의 활동, 그런 삶들, 그 상처받은 마음에 주목해야 한다.

 

스스로를 '개 처럼 벌어 먹고 산다' 고 여기는 사람이 항차 내 몸인들 소중히 하랴?

건수만 됐다하면, 술, 담배, 음료수, 음식...을 부어라 마셔랴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는데, '자기절제' 같은 고상한 말들이

귀에 들어오겠는가?   양계장엔 환하게 불을 켜 놓고 24시간 디립다 알을 낳게 만드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이다. 

돈 없으면 죽어라 하는 무한경쟁의 무서운 사회다.  지금, 속으론 죄다 골병이 들대로 들어있다...ㅠ


이 신산한 삶을 보상받겠다는 듯 일탈, 쾌락추구의 생활과 탐식증이 맞닥뜨리는 현실이란 것은 다름아닌 40대 초에 시작되는

고혈압, 당뇨(대란)와 같은 '생활습관병' 의 쓰나미인 것이다.  '쾌락' 이란 것은, 매일 저녁 군것질이 되었건, 알콜중독이 되었건,

그 짓을 꼭 해야만 그 무슨 '행복호르몬 (=사는 재미)' 이 나온다는 것인데, 그걸 바로잡는 것은 오직 한가지 뿐이라...!

'생활습관병' 으로 쓰러뜨리는 것, 그것밖엔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바로잡을 수가 없다지요, 아마?...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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