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겨울, 서울대 대학원 입학시험 '논문' 시간... A3용지 2장을 앞, 뒤 4쪽 꽉 채워서 쓴 것은 기억나는데 내가 뭘 썼는지, '논제' 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없다. 하여튼, 나의 연필은 신들린 듯,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쓰고 있었다. '自動記術'... 그리고 合格... 나는 기억이 안난다. 그 당시 뭘 그려댔는지...
나는 7, 8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추락, 교통사고, 심장마비... 그 일로 죽었다 해도 하등 의아할 것이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들... '이 놈의 목숨을 쳐야한다' 는 척신들과 이에 맞서 '안된다! 살리자!' 는 보호신장의 대결이랄까? 언젠가 꿈 속에선 검은도포에 모자를 쓴 시커먼스 세 놈이 한꺼번에 올라타선 내 목을 졸라대던데("...근데, 이 놈은 번번이 안 죽네..." 읔!)
저절로 켰다 꺼지는 복사기, 저절로 꺼지는 TV... 집 사람과 말다툼을 할라치면 어김없이 걸려오는 장모님 전화... 무엇보다 신기한 일은 별다른 수고도 없이 계약이 성사되어 먹고 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고 있는 대형거래처들...
10 여년 전, 무당 옷을 걸치고 반포동 5층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 아줌마...입구에서 뭐라 뭐라 하길래 몇마디 건네줬더니 대성일갈... " 이 놈들아! 내가 지금 이러고 있다만 어찌될 줄 니들이 알기나 하냐! (읔! 이런 해프닝을...?) 속으로 '킥킥' 거리며 돈을 건네주니, 나가면서 또 일갈... "3천원, 싸다!" 97년 IMF... 장인 사무실에서 봉사근무를 하던 시절 (...결국 목동Apt. 12억짜리, 3억5천에 팔고 말았으니...丈人 은행부채를 떠 안는 통에. 4백만원 짜리 알토론 같은 주택청약예금도 해약하고...ㅠ) 속 상하는 마음을 큰소리로 배설시켜 준 그 무당아줌마의 등장 또한 신기하달 밖에... 장인과 만난지 7년만에 내가 주인이 되고 장인은 나한테 집세(사무실경비)를 바치는 입장의 반전이 있었다.
어쩌다 (1년에 한 번?) 화가 나서 심사가 뒤틀려 있기라도 할라치면, 아파트 현관 앞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고 애건 어른이건 뭔 일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니겠지...싶은 생각을 한다. (...'화를 풀라!' ...ㅋ). 웬 길을 물어보는 사람은 또 그리 많은지... 아직 어두운 새벽, 조깅하고 있는 데 기어코 세워놓고 길을 물어 온다. 짜증...ㅠ. 운전 중에도 차창너머로 그리들 길을 물어온다. 막내 말 맞따나 '길치' 인데. 어쨌거나, 길은 道... 그렇담 그대들 신명이 어찌 알고 '道' 라도 묻고 있음이련가...
일상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소위 '神氣있다' 는 말을 할 수도 있으리라.
神氣운수라... 신변의 大小事들이 나의 뜻대로가 아니라 신명의 뜻대로라면...그렇담 신명의 호의를 계속 기원할 밖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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