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꿈 속에서는 '귀신'이 심심찮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저승사자 셋이 도포에 갓을 쓰고 나타나서, 내 몸 위에 올라타고는 냅다 누르기도 하고,
어제 꿈은 어두운 방이었는데, 노파의 형상이 방 문을 열고 다가와서는 날카로운 손(톱)으로 내 손을 낚아챈다,
놀래고 허우적대면서 신음소리와 함께 잠이 깼습니다. 식은 땀은 아니지만 맥박은 심하게 뛰더라.
자주 겪는 일인지라, 정 위태롭다 싶으면, 꿈 속에서도 '주문'을 외우고, 귀신과 맞붙습니다.
- 태을주: "(훔치훔치) 태을천 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아"
- 운장주: "천하영웅관운장 의막처근청천지 팔위제장 육정육갑 육병육을 소솔제장일반병영 사귀음음급급 여률령 사바아"
오래 전, 주문수련을 하였던 바, 꿈 속에서도 주문이 외워진다, 대개는 혀가 굳어서 발음이 되지도 않지만,
암튼 세 번 정도 악쓰듯 하고 나면 깨어 납니다. 그런데 깨어보니, 내 몸에 뭔가 불편한 곳이 있다,
발 한 쪽이 이불 밖으로 나와 서늘하던가, 몸이 한 쪽 팔을 짓누르고 있어 피가 통하지 않는다 든지,
한 발을 다른 발 위에 포개서 누르고 있더라, 접혀진 팔에 피가 통하지 않아서 몹시 저리다,
어쨌든 빨리 해소시켜야만 하는, 신체가 위급한, 상태다,
이 때, 잠에서 깨어서 몸상태를 점검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다름아닌
귀신을 만나서 놀래는 일이다. 이런 효과적이고 (일견) 고마운 방식은 내 '무의식'(無意識)이
집행하고 있다. 악몽이나 귀신출현은 잠자리에서 불편해진 내 몸 상태를 점검하게 만들어 준다,
.
잠껼에선 그렇다 치고, 생시(맨 정신)에도 그럴 수 있을까?
누구나 귀신을 무서워 합니다. 따라서, 그것은 '도망치라' 는 신호로서는 가장 효과적이다,
즉, 너는 지금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 어둡고 으슥한 곳에 들어왔다, 어서 빨리 벗어나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죽는다'는 (무의식 차원의) 경고신호다, 그 신호를 빨리 받아들여서 도망친다면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무시한다면, 숨어있는 맹수, 적, 강도로 부터 공격을 받아서 너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다,
이럴 때 등장하는 귀신은 (무의식이 만든) 허구, 환영이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라고 느끼면 느낄수록
효과가 좋으므로, 그것이 진짜냐, 도대체 귀신이란게 있는거냐 뭐냐 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 p/s).
"귀신은 무슨 넘의 귀신, 다 가짜야" 라고 생각한다면,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도망가진 않을 터이다,
그러면, 내 무의식이 발(發)한 경고는 '헛짓거리' 가 되겠지요.
인류는, 수 수 억 년의 생명체 진화여정에서 온갖 위태로운 기회를 그런 방식으로 극복해 왔던 것이다.
.
'거미'(spider)가 복잡한 거미줄(spider web)을 잘 엮듯이, 아니, 거미줄을 제대로 엮지 못하는 거미는
진즉에 도태(淘汰)되어 없어졌듯이; 인간은 뭔가 으시시할 때 그것을 감지하고, 머릿 속에서 귀신을
만들면서 도망을 쳐 왔다. 이리하여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체로 '귀신 제조의 달인' 이 아니겠는가?
'악몽(惡夢, nightmare)이나 귀신, 신(神)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메시지가 간단명료합니다.
"거기서 빨리 벗어나라"
------------------------------- ♨ ------------------------------------
p/s
1. 기독교, 가톨릭이 만든 하나님도 인간(無)의식의 산물(産物)이므로 '귀신이 하는 역할'과 다를 바가 없다,
즉, 마치 꿈 속에서 헤메듯, 일상에서도 정신을 잃고 사는 '나 (自我=> 俗世라는 現實!)'를 돌이켜 보고,
벗어나게 한다, 이제, 전 생명체를 꿰뚫는 공통의식으로서 '참 나' 가 하나님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합니다.
2. 우리의 뇌(腦)는, 실제로 일어난 일과 상상(想象)을 잘 구별해 내지 못합니다.
실제로는 없는데도, 머릿 속에서 '있다' 라고 느끼면, 그 사람한테는 '있는 것'이 된다,
상상 속 이미지가 선명하면 할 수록 실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 예를들면,
① 여자들의 장기인 대리만족 ② 운동선수들의 이미지 트레이닝 ③ 뭔가 골똘히 생각하면 현실로 닥치는 일 등.
원글: 2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