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도닦기

차라리 없는 것이 가볍다

참 나 2007. 3. 16. 14:59

그렇지 않습니까?
누군가 지금 '사는 것' 이 재미있고 깨가 쏟아진다고 하면, '죽는 것' 에 대하여는 강한 거부감을 보일 겁니다.  '그런 말씀일랑 꺼내지도 마시라...'  

삶에의 집착이 강할 수록 죽기란 힘들고 어려워닙니다. '돈 벌이' 라도 좀 되는 가 싶으면 이내 사는 재미가 소록소록 붙지요.  이제 그만큼 죽기가 더 어려워지는 겁니다.  본시 죽음이나 삶이나 다 같이 '공짜선물' 인데, 사람들은 죽음에의 거부감 때문에, 기를쓰고 '삶' 을 안전한 것으로 만들지요. 죽음에의 거부감은 더 커지고 공고해 집니다.  마치 절대 죽지 않기라도 하듯이...ㅋ. 

죽음. 
죽을 병에 걸렸거나(病死) 치매, 중풍, 노환 또는 사고사를 당했을 때, '아까워서 못 죽겠다, 억울하다, 원통하다...' 하며 손 발을 버둥거리는 몰골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이승에서의 인연은 이 정도로 끝이란 말이로구나' 하며 조용히 숙명으로 받아 들일 것인가. 잘 죽는 것도 자기 복일터...

五福.
1.수(壽) 2.부(富) 3.강녕(康寧) 4.유호덕(攸好德) 5.고종명(考終命)
듣기로, 늙어 죽으면서 자손한테 유언도 남기며, 고통없이 죽는 것을 '고종명' 이라 합니다.   그런데 사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거나, 재물이 많은 사람은 편안히 죽을 수가 없겠지요?   남 모를 '몸부림' 같은 일들이 반드시 따를겁니다. 

없이 산다면 죽음이 편안할까요?
상대적으로(!) 그런 면이 있다고 봅니다. 억만금 재산을 남겨 놓고, 쓸 것을 다 못쓰고 가면서 안타깝고 아깝고 몸부림치며 죽는 것 보다는 차라리 없는 상태라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겠지요. 확률적으로, '없는 것이 차라리 가볍다(!)'  있는 것은 형벌이다. 왜?...살면서 내내 죽음에 대한 안전보장, 즉  두려움과 거부감, 공포심을 없애려고 애를 써야 하니까...

요즈음 '삶이란게 단조롭구나' 느끼면서, 죽음에 대한 상념이 가끔 스칩니다. (뭐 죽을 때는 아니라해도, '죽을 고비' 라면 이미 열 번쯤 넘겼는데...) 하여, 어설프게나마 한 6,70% 마음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죽음의 느낌이란게 그리 낯선 것은 아니겠지요?  
다니던 직장을 옮기면서, 부서이동을 하면서...겪게 되는 '단절감' 이 힌트를 줍니다.  '인수인계' 를 해 줄 때, '아!...이젠 이 모든 일과 사람들이 '나' 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겠구나' ... 죽음도 그런 느낌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