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쓰임새와 생김새

참 나 2007. 2. 28. 11:44

둘째 딸 아이가 '부정교합' 진단을 받았다며 5백5십만원 인가 6백만원 쯤을 준비하랍니다. 곁에 있던 집사람도 이빨 세 개를 씌워야 한다며 백만원쯤의 지출을 예고해 줍니다.  일상의 삶은 놀라움으로 점철됩니다.  (으...음!)

 

뭐 그 정도는 약과요, 차라리 애교라 하겠지요?

하도 뭔 일이 많은 세상...'뻑!' 하면, 돈 천만원정도는 예사로 지출하는 세상이니까. 하루 아침에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세상이니까...

 

보증섰다가 무리꾸럭 해줬다...사기를 당했다, 아는 사람한테 돈을 떼였다, 낙상/골절/부상이나 교통사고, 우환, 밤 사이 응급실로 실려갔다, 암/심장/뇌질환 등등... 기 천만원, 억대의 지출조차도 일상 다반사겠지요...?

 

평상시 한 푼 두 푼 아끼고, 물건을 사도 싼 것을 고르고, 과일을 사도 한 개라도 더 먹을 수 있는 것을 고르고, 단돈 천원, 만원의 지출을 아껴쓰던 습관이 있는 터라 느닷없이 6백만원을 써야 한다는 말에 일순 다리가 휘~청했던 것입니다.  (뭔 일이 좀 되는가 했더니, 쓸 일이 먼저 생기더라...꼭! )

 

기실...10여 년 전,  전 재산을 몽땅 '某종교단체' 에 헌금해 버리고 한 달에 백만원 정도만 보조받으며 생활하리라고 결심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생활은 차라리 풍족하고 여유가 있는 편이지요.  게다가 버블쎄븐級의 아파트가 한 채 있어 요즘엔 내심 든든합니다.  딸 아이의 이빨치료 비용에 짐짓 엄살을 떨었나 봅니다.  

 

쓰임새 와 생김새.

 

이들은 모두 다 '내 의지 밖' 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속이 쓰린 '지출' 쪽은 생기면 안 되는 것이고, 달콤한 '수입' 쪽만 마니마니 생겨라 하고 바랬었나 봅니다.  그렇담 세상에 그처럼 불합리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가 잠시 사특한 생각에 빠졌던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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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생김새' ... 쓰임새와 생김새를 댓귀로 해서 임의시도해 본 표현법 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