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심
아, 그게 '취사심'이다... !
오늘 아침 출근 길, 십 여분 걸어 오는 도중에 문뜩 생각을 했습니다.
취사심
불교용어지요. 뭔가를 특별히 좋아라...하는 일을 포함하여,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분별하여 한 쪽은 보듬어 껴앉고
다른 한 쪽은 내치는 마음입니다. 우리들의 '희로애락' 이 바로 이 '취사심' 에서 연유하고 있음을 살펴 봅니다.
성공한 사람은 실패를 버린 사람입니다. 그에게 두 번다시 실패란 없다...실패를 안 하는 knowhow를 확실히 자기 것
으로 만든 사람...바로 성공한 사람의 자질인 것입니다. 만약, 그에게 실패의 자질을 한 번 안겨 보인다면 그는 단
일 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내다 버릴 것입니다. 실패를 보는 눈이 확철하다...
인기
인기를 추구한다, 그러다가 인기가 떨어지게 되면 좌불안석, 죽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인기가 상승하면서 기꺼워하고 기고만장 했던 사람은, 그 인기가 떨어지는 순간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맙니다. 모든
의욕을 잃습니다. 마 그만 하기 싫다 (=자신이 없다...)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를 때, 제깐에는 멋있다고 생각해서 어떤 몸 짓(동작)을 해 댑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옆에 있던
사람이 (또는 관중이) 그런거 보기 싫다, 하지말라...고 지적을 합니다. 뻘쭘해지는 순간이지요. 열패감도 있을 테고...
대통령 노무현씨의 심정이 그랬을꺼다, 실체가 없는 인기에 기운을 얻어 열심히 했던 사람은, 자신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온 몸에 힘이 빠집니다. (그렇게 경멸햇던 찌질이,삼돌이, 싸이코...가 바로 나 였구나)
주위의 위로, 설득도 소용없고, 계속되는 자기비하에 그만 시체처럼 나가 자빠져 버립니다. 내가 욕하고 비난했던
만큼의 그 나쁜기운을 고스란히 뒤집어 쓰면서 죽고만 심은 심정이 됩니다...ㅠ)
실력
뭔가를 좀 안다는 사람, 또는 무슨 무슨 고수들은, 하수들이 하는 짓꺼리를 보노라면 그만 이맛살을 찌푸리고 맙니다.
대뜸 화를 내고 야단을 칩니다. 왜 그럴까요? 본인이 고수가 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또는 끊임없이 버리고자
노력했던 나쁜 모습, 자세를 또 대하면서 그만 식겁하는 겁니다. 화가 치미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림자는 빛을 따라
다니듯, 취사심의 역습이지요. 다 '자업자득'...)
새 것이 좋다, 브랜드 선호
새 것만 보면 혹해서 좋다 하고 사족을 못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고품, 2류품은 쓸모가 있다 해도 눈 길 한번 주지
않습니다. 새 것, 브랜드...에 대한 '도취' 입니다. 사치나 허영심, 새 것에 대한 편견인데, 내공이 없이 반짝(!) 하며
들떴던 마음은 (소낙비 처럼) 결코 오래 갈 순 없다, 제 아무리 새 것도 하룻 밤 지나고 나면 이미 중고품 신세...
시큰둥해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불가에서는 '취사심' 을 버리라고 합니다.
좋다, 나쁘다 하는 그 마음을 버리고, 그 버리겠다는 마음 조차도 버려야 한다. 심지어 중용을 지키겠다는 그 마음도
집착이니 버려야 한다...? 그리 살아서 뭐 한답니까? 사는 모습이 아니라 돌멩이나 나무의 행태 아닙니까?
자연이 허여한 세상의 온갖 다양하고 재미있는 '인간의 삶'을 애써 외면하고, 한낱 돌멩이나 나무의 흉내나 내 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요? 그것은 어렵사리 목숨줄을 붙여준 '삼신할머니' 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ㅋ
과연 '취사심(집착)' 을 어떻게 잘 다스릴 것인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다 하며(!) 살도록 합시다. 닥치는 대로 살아라! 잘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합시다. 긍정적이고 단호한 태도로 삽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엔가 올-인 하거나 지나치게 큰 가치를
부여하거나, 유달리 선호하고 집착함을 느낄 적에는 '마땅히 경계한다'... 그것에 빠져들수록 마약 중독되듯 하여
이성을 잃게 되니까...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 '應無所住而生其心' 머무르는 바 없는 마음을 내라)
되새깁니다.
도를 닦는 우리가 결국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 왔으되 -모습은 처음과 같을지언정- 전에는 암껏도 모르고 들어갔던 길
이었다면 이제는 '알고 들어간다' 는 차이는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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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바쁨... 그것은 차라리 재앙災殃 이다. 정신없이 (좋게 말하면, 몰입) 허둥지둥 사는 삶이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내가 왜 그리 바삐 살아야 했을까 하는 후회도 하지요? 늘...적정선을 의식하며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밑바닥까지 다 취하려 하지 마라! 해야 할 말...이라도 다 하지 말고! 끝까지 다 쥐어 짜면 나중엔 반드시 '찌꺼기' 맛을
봐야 할 터...!
영계의 신호는 아주 미약하게 온다. 그것이 무슨 팔꿈치를 잡아끌 듯이 또는 다리를 걷어 차듯이 강한 힘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웬지 느낌이 이상하다...어쩐지 하고 싶더라...내지는 '나도 모르게 그냥'...하는 정도로 미약한 신호인 것이다. 영계의 미약한 신호는
'영적감수성' 이 예민한 사람이 잘 감지할 터이다. 신기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인간들 사이에선 영적으로 피곤해 져서
같이 지내기가 힘들겠지요. 한 일을 하면서 딴 생각이 들거나 주변 무엇에 정신을 뺐기면, 그 미약한 경고, 신호...들을 놓쳐 버리면서
걍 내지르는 순간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