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他山之石...

참 나 2004. 7. 21. 14:21

주위에 보면 '타고난 건강체질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체질...이 자랑할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인척 중에 평생 병원신세 한번 안 지다가 간암으로 별안간 돌아가신 분이 있었습니다. 나이 60도 채 안되었는데... 병원 가는 것을 그렇게 무서워 했고요... 생전 병을 앓아 본 적이 없으니 몸에 작은 이상이 와도 적절히 대응을 못합니다.  우리 몸에 대한 상식이 없습니다.  식구들이 아프다해도 간단한 처치 요령도 모릅니다.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노릇이지요.... 

 

새 차만 몰고 다니던 사람은 생전 차가 고장난 것을 겪어보지 못했으니 정비의 정자도 모를 겁니다.  간단한 것이라도 고칠 수 없으니 그것도 보기에 한심합니다.

 

밖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길 눈이 밝을 수 있겠습니까.  한 곳에서만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이 어찌 이곳 저곳 지리에 밝을 수 있겠습니까.

 

일류대학을 나와서 머리가 좋고 똑똑한 부하직원을 거느린 상사라면 세상의 부하직원들이 다 그렇게 똑똑한 것으로 알 겁니다.  말썽부리고 거짓 보고하고 치받고 푼수 짓하는 부하직원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부부싸움을 한 번도 안해 봤다고 자랑인지 뭔지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부모라면 부부싸움으로 힘들어 하는 시집,장가간 자식에게 무슨 해 줄 말이 있겠습니까.  대저 사람이 겪는 일이라면 웬 만한 정도는 알아야 어른노릇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돈이 많다고 하면 자식들은 스스로 돈을 벌어 쓸 생각을 하지 않겠지요.

부모는 이럴 경우에 자식의 독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남 다른 마음고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자애로운 부모라 해서 다 좋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자식이 뭐라고 말하기 전에 이미 다 알아서 챙겨주는 부모, 마음이 어질다고 하는 부모...그것이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대문 밖이 저승이라고 하듯이...지금 이 혼탁한 세상에 그렇게 좋은 사람이 자기 부모 말고 어디 또 있겠습니까. 

반듯하게 제 목소리도 못 내는 유약한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은 안타깝고 속상할 것입니다.  좋다고 해서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현실은 마땅히 힘들고 고통스러움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성이 생기고 건강해 집니다.  야생의 동물들을 보십시요... 그들이 왜 민가로 내려오는가. 왜 갈매기가 어선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가.  왜 비둘기가 모이를 주면 까맣게 몰려드는가.  야생의 세계에서 먹이란 ( 풍부한 경우도 때론 있으나...) 자기의 모든 힘을 쏟아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먹이가 쉽게 구해진다면, 다시 말하면 우리의 생활환경이 좋으면 좋을수록 나태해져서 생존능력은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생명체에 있어서 공통된 하나의 진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